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지난 18주 중 16주 자금이탈

[중국=신화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의 경기상황이 기대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정책 당국이 확실한 부양책을 내놓지 않자 대량의 투자자금이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주 중 무려 16주간 중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5일까지 개장일 기준으로 5일간 총 8억3400만 달러가 순반출됐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 이후 최대규모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됐다.

상하이 및 홍콩 증시가 올 들어 각각 12%, 22%씩 폭락했으며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상하이선전 CSI300지수 올해 전망치를 기존의 2800에서 2380으로 하향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홍콩지역 선임금리전략가는 "중국 증시에서의 자금이탈은 투자자가 중국의 성장전망을 비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 경기둔화색이 짙어지는 가운데 중국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쌍두마차의 신지도부가 성장둔화를 오히려 수용하고 위안화 평가절하 상황을 용인하고 있는 것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가 사라지고 곧 금융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애런 보에스키 홍콩지역 마르코 폴로 퓨어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최악의 전장에서 자산가치가 매겨지고 있다"면서 "이 시점에 중국 자산을 포기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게다가 중국 통화 당국자들이 최근 참석한 포럼에서 앞으로 몇 년안에 자본시장통제를 과감히 완화할 뜻을 명확히 비춘 것도 중국 금융시장의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와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이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중국의 자본계정 개방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외에 최근 중국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이었던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세계경제연구센터 주임이 중국 경제위기론을 적극 반박한 것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3회 글로벌 싱크탱크 포럼에서 "세계가 현재 중국 경제상황을 오해하고 있다"며 적정 수준의 채무, 성장동력 확보, 경제체제 개혁 등 세 가지 이유를 근거로 들어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