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문체부장관 "모든 욕은 내가 먹겠다. 잡다한 지원 정리하자"

2013-07-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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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출입기자들과 취임후 첫 간담회.."내년 국고지원 문화사업 200개 줄일 것"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현재 1600개에 달하는 국고지원 지역문화사업중 내년부터 최소 200개 이상은 줄이겠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와룡동 청사 5층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행정효율성과 부실한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유 장관은 "지원사업이 너무 많다"고 말을 시작했다.
"500만원 지원하면 500만원어치 정산작업, 영수증 확인하느랴 직원들이 기진맥진한다"
유 장관은 "직원들에게 잡다한 지원사업을 정리하자"고 했다며 "현재 1600개 사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 내후년부터는 지원 사업을 1000개 이하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용한 모습의 장관 이미지와는 달리 '장'으로서 포스를 보였다.
그는 "(지원을)해서 보람을 느낄만한 것만 하자"며 "모든 욕은 내가 먹을테니 (지원)주지않을 곳은 주지 말아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는 말도 했다.

"한번에 10억원 넘는 행사들도 많이 생겼는데 이제는 정확히 평가해야할 시점”이라는 유장관은 "앉아서 기획서만 검토하는 일의 방식을 벗고, 담당 사무관, 주무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사업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어떻게 도와줄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관 주도의 일회적·소모적 지역 축제나 행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과감히 잘라내고 대신 어떤 방면이든 자발적 활동이 큰 곳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려나가겠다"는 것.

유 장관은 "그동안 지원사업이 타율적으로 쓰여왔다"면서 "(일회성 사업, 쪽지예산등)뺏기는 돈은 차라리 불용으로 하고 자발적으로 하는 곳을 키워주자. 홍보성 사업은 우리(문체부)가 절대로 하지말아야 한다"며 체감할수 있는 사업중심으로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11일 취임후 100일이 넘게 출입기자들과 만나지 않아 '대통령보다 보기 힘든 장관'이라며 서늘한 분위기였던 기자실은 열기로 후끈했다.

오랜만에 얼굴을 내민 유 장관탓이었을까. 대변인실에서 '별도의 안건없이 미팅'이라고 보낸 문자와 달리 유 장관과 출입기자 미팅은 30여명의 기자들이 참여해 흥행률을 보였다.

에너지절감 차원으로 냉방온도 26도에 맞춰진 기자실은 장관의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31도까지 올라갔다.

다양한 질문이 툭툭 나왔고 준비한듯 대답도 쿨하게 이어졌다.
최근 논란이 된 영종도 카지노 사업자 선정 방식은 사전심사제가 아닌 공고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했고, 음악 저작권을 신탁 관리하는 단체를 한 곳 더 선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 초까지는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또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제한상영가로 결정된 영화가 예술영화관에서 일정 기간 상영될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융성시대와 창조경제'에 대한 의미에 대한 말도 나왔다.

유 장관은 취임 초기 "문화융성시대에 문체부는 뭐하고 있나?"라는 각 부처의 질문도 많이 받았다면서 "문화융성시대, 문체부는 조용하게 5년동안 우리사회를 바꿔나가는 일"이라는 소신을 보였다.

유 장관은 "모든 사업은 공정, 투명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상식이 통하는 원칙'을 강조했다.

'형식을 배제하고 원칙을 강조'하는 유 장관은 문체부 퇴직직원들의 '산하 기관 낙하산'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에누리 없는 원칙'을 보였다. "말이 나고 있는 스포츠 토토의 경우 공무원이 갈수 없는 자리로 지정하라고 했다"며 "이미 체육국 직원들과도 끝난 이야기"라고 했다.

미팅이 시작된지 1시간. 기자들 사이 사이에 놓인 3대의 선풍기가 더운 바람을 연신 날렸다.
"더운데 휴가들 가시죠. 저는 다음주 휴가갑니다." 유 장관이 쇼파에 벗어놓은 재킷을 들고 일어섰다.
그동안 '기자들을 두려워한다'는 소문까지 났던 유 장관은 이날 '원칙과 당당함'으로 기자들을 애태운 전략에 성공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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