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포항시장이 3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광환 포항교육장, 엄정수 양덕동 승마장 건립 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양덕동 주민 등이 참석했다. |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경북 포항시가 주민들의 반대와 학생들의 등교거부로 90%의 공정률을 보인 양덕동 시립승마장 건설 공사를 절대 하지 않겠다며 사업 추진을 포기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3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양덕초등학교 학생들의 정상 등교를 전제로 이 시간을 기해 주민의 합의 없이 시립승마장 건설 공사를 절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오늘로 등교 거부 7일째, 학부모의 마음도 그러했겠지만 저 역시 지난 1주일 동안 깊은 시름으로 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이었다”며 “학생들이 수업을 받지 못한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어린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여기 내려 놓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의 뜻을 조건 없이 받아들여 이 시간이후 주민동의 없는 승마장 건설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약속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몇 주 동안 등교 여부를 떠나 고통 받은 학생과 학부모들께 송구하다”며 “이번 일로 근심을 드린 포항시민 여러분께 시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승마장 용도 변경과 예산 부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다 뜯어내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시설과 예산은 시의회와 협의하고 시민의견을 수렴한 뒤 해당 주민의견도 들어 활용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과정에 들어간 국비나 도비 등은 전액 반납하고 전면 백지화에 따른 행정적 책임도 지겠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엄정수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번 양덕승마장 사태가 향후 시정에 아무리 좋고 타당성이 있는 사업이라도 해당 주민이나 시민이 원하지 않으면 추진하지 않는 민의수렴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부모의 애절한 마음을 받아 들여 용단을 내린 시장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최종 등교거부 철회는 이날 오후 열리는 집회에서 학부모들과 상의해 최종적으로 투표로 결정할 것”이라며 “시장이 어려운 결단을 내린 만큼 원만한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광환 포항교육장은 이 자리에서 “결석 처리여부는 법령에 따라 처리할 뿐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교육청은 교장이 제대로 처리했는지 여부를 관리 감독할 뿐이다. 현행 법규대로 라면 학생들의 등교거부는 무단 결석처리 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포항시는 55억원을 들여 북구 양덕동 2만7천여㎡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4800여㎡ 규모의 승마장을 이달 완공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