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생은 올해 고3 수험생으로 수능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으나 기꺼이 아버지를 위해 이식수술을 받았으며, 주위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 이 같은 사실을 숨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광주고(교장 김종근)에 따르면 3학년 김연수 군은 지난 5월 초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가 결석한 것은 아버지를 위한 간 이식수술 때문이었다. 그는 급성독성간염으로 갑자기 쓰러지신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드리고자 교실보다 병원을 선택한 것이다.
비록 중간고사와 모의평가가 임박했으나 이식수술만이 아버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그는 주저없이 나섰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김군은 6개월 이상 휴식을 취하며 회복기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만 수능시험일까지는 고작 130여일밖에 남지 않아 마냥 쉴 수 만은 없다.
김 군의 어려움을 알아차린 학급 친구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서울로 병문안을 다녀왔으며, 8000만원이 넘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살던 집마저 팔았다는 딱한 소식을 뒤늦게 접한 교직원과 학생들은 9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지난 28일 김군에게 전달했다.
담임 고경미 교사는 “사전 검사에서 적합판정이 나오자 기뻐하던 연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수술을 받고 퇴원한 연수가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며 밤늦게까지 책과 씨름하는 것을 보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생명의 불씨는 살렸으나 앞으로 계속 병마와 싸워야 할 아버지를 위해 여건이 허락된다면 간호학과에 진학해 평생 아버지를 돌보겠다”는 김군은 “병원에 있는동안 간호사의 직업세계를 생생히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오히려 너스레를 떨었다.
아주경제 양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