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9196만원이다. 직원들의 기본급은 5076만원이며 상여금 2707만원, 실적수당 542만원, 성과금 등이 871만원으로 구성됐다.
지난 2008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총 1.9% 상승한 것. 금융위원회 산하 9개 금융공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 8700만원보다 많다. 금융공기업 중 금감원보다 직원 연봉이 높은 곳은 한국거래소(1억900만원), 예탁결제원(9700만원) 두 곳 뿐이다.
금감원 측은 "시중은행의 경우 계약직 창구 직원이 다수 포함돼 있어 금감원의 평균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독권 행사 여부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금감원은 무자본 특수 법인으로 분류된 민간회사이기 때문에 운영비용을 금융사의 분담금으로 충당한다. 금융사 돈으로 운영되는 금감원이 금융사에 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견해도 있다.
공교롭게도 금융감독 체계 선진화 작업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고연봉 논란에 휩싸었다는 점에서 금감원 측은 더욱 당혹스럽다. 금융감독 체계 선진화 태스크포스(TF)가 제안한 방안은 금감원의 금융사 제재권을 금융위원회로 넘기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감원에서 분리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금감원과 금소처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만큼, 금소처 분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위에 제재권을 넘기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금소처까지 분리된다면 금감원은 말 그대로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는 셈이다.
금융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은 제재권 이양에 상당히 민감히 반응하고 있는데, 사실 제재권이 금감원의 영향력을 좌우하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금소처 분리 여부가 금감원의 지위와 역할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금감원이 여러 모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금융감독 체계 개편으로 영향력 약화를 걱정해야 하는 금감원이 고연봉으로 공기업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는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분담금과 임금상승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감원의 탄생 자체가 다소 기형적이었다는 점, 그렇다보니 관리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점 등에 대해선 정부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어 "당국과 민간회사의 중간 위치에 있는만큼 앞으로 분담금이나 임금상승률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갈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