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티샷을 날리고 있다. 신인인 그는 마지막 네 홀에서 버디를 잡고 투어 첫 승을 역전으로 장식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5연속 버디’와 ‘4연속 버디’
톱프로골퍼들도 손쉽게 낼 수 없는 기록이 국내여자골프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기아자동차 제27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들인 박소연(21·하이마트)과 전인지(19·하이트진로)다. 최후의 승자는 막바지 네 홀에서 버디행진을 벌인 전인지였다.
2010∼2011년 국가대표를 지낸 전인지는 2012년 KLPGA투어에 입문, 지난해 2부투어에서 활약했다. 올해 KL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지난달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2위를 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국내 메이저대회에서 첫 승을 올렸다. 전인지는 1996년 김미현, 2004년 송보배, 2005년 이지영, 2006년 신지애, 2011년 정연주에 이어 KLPGA투어 데뷔연도에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여섯 번째 선수가 됐다.
우승상금 1억3000만원을 받은 전인지는 단숨에 KLPGA투어 상금랭킹 4위(약 2억5000만원)로 솟구쳤다.
첫날 공동 3위, 둘쨋날 단독 1위, 그리고 셋쨋날 선두와 1타차의 공동 2위였던 전인지는 넷쨋날 중반까지만 해도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박소연에게 이끌려갔다. 국가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치며 단련해온 그의 진가는 막판에 빛을 발했다.
‘20세기 최고의 골퍼’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이 코스는 마지막 네 홀 중 파5홀이 두 개나 포함됐다. 장갑을 벗기 전까지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전인지는 15번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16번(파4), 17번(파3)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고 경기를 마친 박소연과 공동선두를 이뤘다. 18번홀도 파5다. 세 번째 샷을 홀옆 1.2m지점에 떨군 전인지는 중압감이 있을법한 버디 퍼트를 성공, 연장 일보전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4라운드 초반 3∼7번홀에서 5연속 버디를 잡고 리더 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린 박소연은 남은 11개홀에서 보기 3개를 쏟아내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아이스하키가 취미인 박소연은 대회 첫날 공동 선두에 오른 여중생 성은정과 함께 국내여자골프 ‘다크 호스’로 인상을 남겼다. 성은정은 합계 이븐파 288타로 공동 24위를 차지했다.
3라운드 선두 백규정(CJ오쇼핑)은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3위, 이미림(우리투자증권)은 8언더파 280타로 4위, 이정은은 7언더파 281타로 5위, 김효주(롯데)와 안송이는 6언더파 282타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시즌 상금랭킹 1위 장하나(kt)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9위다.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친 선수는 챔피언 전인지와 3위 백규정 둘 뿐이다. 오지현은 5언더파 283타의 공동 8위로 아마추어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