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삼성SDS, 국내시장 철수?…경쟁사들 복잡한 셈법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국내 1위 IT서비스 기업인 삼성SDS가 국내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관련 업계에 거센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LG CNS와 SK C&C 등 경쟁사들은 저마다 복잡한 셈법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최근 대외 금융IT와 공공 사업 인력을 글로벌 부문으로 재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사업구조 혁신안을 마련했으며 다음달 1일 대규모 조직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그동안 주력해왔던 금융과 공공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같은 파격적인 사업 구조조정의 배경에 삼성SDS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잘할 수 있는 해외 사업에 특화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해외 디지털 스페이스 컨버전스(DSC) 사업과 지능형빌딩관리시스템(IBS) 구축 등 사회인프라 융복합 사업과 해외 제조 IT서비스 분야에 기존 금융과 공공부문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선두주자의 갑작스런 결정에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반응이다. 최근들어 IT 서비스 업체들 사이에선 "더 이상 못해먹겠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온 것이 사실이다.

SW(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으로 대기업 계열사의 공공 IT서비스 시장 진출이 제한된 데다,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를 금지하는 등 대외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예외사업이 존재하지만 정부 초기 비판적 시각이 우세하면서 입찰 참여가 쉽지 않은 형국이었다. 특히 금융IT 분야의 경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 수주가 잇따랐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SDS가 전격 국내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업체들의 동요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LG CNS와 SK C&C 등 주요 업체들은 일단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수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삼성SDS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권 대외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화S&C, 동부CNI, 아시아나IDT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IT계열사 임원은 "중장기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당장 국내 사업을 접는다고 글로벌 역량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삼성이 이러한 중대한 결정을 내린 근원적인 배경에는 반드기 뭔가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SDS와 같이 다른 IT서비스 기업들도 똑같은 선택을 해야할 처지"라면서 "무조건 해외로 나간다고 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