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CTV 화면캡쳐 |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직위가 높아가면서 권력역시 마찬가지로 커졌고, 승진욕, 물욕, 색욕, 명예욕 등도 끝없이 팽창해갔고, 결국 엄중한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중국 전 철도부장 류즈쥔(劉志軍)의 발언들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류즈쥔은 6460만위안(한화 약 117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일 베이징시 제2중급 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후 조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그가 했던 발언들이 신경보 등 중국 매체에 보도되고 있다.
조사과정에서 류즈쥔은 “내가 딩위신의 기업이 성장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은 내 출세가도의 경제적 밑거름이 되도록 하기위함이었다"며 "딩위신은 내가 필요한때 어디든 달려왔고 기꺼이 내가 쓴 모든 돈을 지불했으며 그밖에 나의 사적인 욕심도 채워줬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류즈쥔은 법정 최후진술에서 "저는 제 능력을 중국의 꿈을 위해, 중국 철도를 위해 사용했어야 했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했다.
류즈쥔의 변호인은 그를 워커홀릭이라고 평가를 하며 그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변호인은 "철도부 근처에 집에 있었던 그는 매일 6시에 집에서 나와 깊은 밤까지 일을 하곤 했다"며 "철도부내에서 류즈쥔이 중국 고속철에 공헌한 바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류즈쥔이 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중국의 고속철이 세계최고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검찰 역시 류즈쥔의 감형을 재판부에 요구했었다. 검찰은 피고인이 수사 기관의 인지 전에 대부분 범죄 사실을 자백했고, 관련 금품이 모두 회수됐다면서 이는 감형 사유라고 밝혔다. 이로써 류 전 부장이 사형을 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 뇌물수수죄는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며 류 전 부장의 수뢰액은 최근 수년간 적발된 비리 관리의 수뢰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또한 관심을 모았던 '성뇌물'에 관련된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유관부문은 발표를 통해 류즈쥔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고급호텔이나 고급유흥업소에서 딩위신이 준비해둔 여성들과 함께 관계를 맺어왔다고 밝혔다. 검찰측은 형법상 '성뇌물'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한 기소는 하지 않았다고 변호인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