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다롄, 회생 몸부림 성공할까…"임원 백지사표에 수주물량 포기까지"

2013-06-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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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권 자금지원 여부에 생사 갈릴 듯, 한국 채권은행 지원 촉구 목소리 높아

아주경제 이재호·박재홍 기자= STX다롄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수주 잔량 가운데 부가가치가 낮은 선박을 과감히 포기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 금융권이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는 등 가장 시급한 자금난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회생이 가능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10일 중국 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다롄은 지난달 말 100여명의 임원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STX다롄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업계 인사는 “STX다롄이 모든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았으며 그 중 30% 정도를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일반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STX다롄은 정규직 1만명과 계약직 1만5000명 등 2만5000명 가량을 고용하고 있었으나 경영난 심화로 폐업 위기에 처하면서 계약직 직원들은 전원 퇴사시켰다. 정규직 직원들도 교대 근무나 무급 휴직 등을 통해 최소한의 인원만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임금 지급이 어려울 정도로 자금 압박이 심해지자 정규직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키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STX다롄은 수준 잔량 70여척 가운데 저가로 수주한 40척 가량을 포기하고 나머지 30여척의 건조를 끝내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을 우선 건조한 뒤 선주에게 인도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STX다롄 관계자는 “저가 수주한 선박을 포기하더라도 내년 말까지의 물량이 남아 있다”며 “이 선박들을 잘 만들어 인도하면 자금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TX다롄이 마련한 자구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임금을 지급하고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이 필요하다. 문제는 현지 금융권이 자금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STX다롄과 다롄시 정부는 공상은행 등 중국 은행들에 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확답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다롄시 정부 관계자는 “시정부 고위직과 STX다롄, 공상은행 등이 만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STX다롄이 수주한 선박 건조를 끝낼 수 있을 정도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며 은행들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STX다롄으로부터 거래대금을 받지 못해 도산 위기로 내몰린 협력업체들은 한국 정부와 금융권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STX다롄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채권사협의회는 지난 7일 청와대와 총리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호소문을 발송했다.

협의회는 호소문에서 “중국 현지 은행들이 STX다롄 정상화를 목표로 자금 지원을 준비 중인 만큼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은행들도 대책을 세워 신속한 자금 지원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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