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연초부터 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3조879억원어치 매물이 쏟아졌다.
스마트폰 부문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외국인은 7일 하루만 삼성전자를 7000억원어치 가까이 팔아치웠으며 이 회사 시가총액도 약 14조원이 날아갔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8705억원)와 기아차(2556억원), 현대모비스(2004억원) 순으로 올해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컸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조9599억원어치를 사들여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현대차(8175억원)와 기아차(7152억원), 현대모비스(5254억원)에 대한 보유 비중도 함께 늘렸다.
외국인이 대표적인 수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팔아치운 대신 사들인 종목은 내수주다.
호텔신라(1854억원)와 현대백화점(1785억원), GS홈쇼핑(1464억원)이 외국인 매수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새 정부가 경기부양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 나서면서 외국인 역시 관련 특수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5월 들어 한때 삼성전자를 3000억원어치 가까이 순매수하기도 했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반면 기관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꾸준히 사들여 온 점은 추가 하락시 낙폭을 제한하는 버팀목이 되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주요국 경제정책이나 경기 흐름에 따라 매매 형태도 급변한다"며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관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뱅가드펀드를 중심으로 쏟아졌던 외국인 매물이 80% 이상 소화된 점도 긍정적인 재료다. 일본 엔저 현상이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 근간인 수출주 경쟁력 또한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5월 일시적으로 삼성전자 매수에 나선 것도 우호적인 환율 변화에 베팅한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외국인 대량 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