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7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지방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개선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통합재정수지비율, 예산 대비 채무비율, 채무상환비비율 등을 기준으로 지방재정은 과거에 비해서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들은 국내총생산(GDP)대비 2%대, 예산 대비 20%대의 지방채 잔액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중앙정부의 지방채는 GDP 대비 30%대, 예산 대비 130%대에 달해 지자체의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2010년 결산 기준으로 통합재정수지비율은 전국 평균이 –1.40였고, 적자 자치단체는 152개 단체로 나타났으나 자치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단체 유형에서 통합재정수지가 크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2010년 결산 기준으로 평균 7.74%에 불과하며, 일부 광역시들이 재정위기단체 지정의 기준인 40%에 매우 근접해 있지만 인천을 제외하고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들의 파산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으며, 광역시들 가운데 40%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는 자치단체는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인천광역시가 유일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파산제도를 도입할 경우 시장원리와 계층제적 원리 중 우리나라에는 계층제적 파산방식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지자체들은 지방채 발행에 있어서 자율성이 극도로 제한돼 있고, 활성화된 지방채 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원리의 적용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상급정부가 파산을 결정하는 행정 계층제에 의한 파산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다양한 지방재정관리제도에 의해 가능하며, 특히 재정위기관리제도가 여기에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교수는 “ 계층제에 의한 파산제도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파산에 이르지 않도록 해당 지방재정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방만한 재정운영을 한 지방정치인들과 이들을 선출하고 방만한 운영을 막지 못한 지역주민들에게도 재정관리 실패의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