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공정위원장, "수출의 낙수효과…성장 모델 한계"

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 유럽상공인을 대상 간담회에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한국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 최근 수출의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가 약해져서 수출이 확대돼도 국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7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강연을 통해 MB 정부 시절 주요 경제정책 중 하나인 낙수효과에 대한 입장을 이 같이 드러냈다.

노대래 위원장은 이날 “수출주도형 성장 모델이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내수확대를 통해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 위원장은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청년 실업문제, 중산층의 재무건전성 약화,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여,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취약,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 내수기반 강화에 불리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숨어있는 중소기업 분야의 견실한 발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결국 중산층의 두께가 얇아지고 구매력의 질이 나빠지게 된다”며 “고용 없는 성장과 함께 경제의 역동성은 떨어지고 중산층의 몰락, 내수기반의 약화, 성장 저하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영역을 침투하고 일감몰아주기 등을 계속하면 결국 경제기회가 한 쪽으로 편중되고 창의력 있는 중소 벤처기업이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며 “대기업의 불공정행태나 남용행위를 근절해 우리 경제의 지속발전 기반을 다져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장은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개념과 경제민주화의 범위에 대한 소신을 전하며 여타 이슈들의 여건변화를 감안한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