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주거복지 정책인 행복주택이 첫 삽을 뜨기도, 아니 아예 시작도 하기 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달 20일 서울·수도권에서 들어설 시범지구 7곳을 발표했지만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서민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좋은 취지의 정책인데 왜 주민들은 반대하는 것일까. 이미 주거단지가 밀집한 지역에 또 새로 주택을 공급하게 되면 교통난 등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싼 임대주택이 들어오면 기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반대 움직임의 중심이 시범지구 중 비교적 주택 시세가 비싼 양천구 목동 일대라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보금자리주택사업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서울 강동지역과 경기도 과천·하남시 등에서 반대 움직임이 활발했다. 결국 정부는 지구 축소 등으로 한발 물러섰고 사업은 사실상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행복주택은 처음부터 보금자리주택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전량 임대주택으로 지어 민간 분양시장에 피해를 주지 않고, 도심 철도부지·유수지를 활용해 사업비도 많지 들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주민 반대’라는 비슷한 난관에 부닥친 상태다.
문제는 행복주택의 순항 여부다. 보금자리주택처럼 행복주택도 정부가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 연쇄적인 반대 움직임이 벌어질 것은 뻔하다.
이것을 무조건 ‘내 집 앞에는 안된다’는 님비현상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가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시범지구를 선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관에 빠진 행복주택이 어떻게 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을까. 박근혜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 추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