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 이봉 동부CNI 사장, 김상헌 NHN 대표,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 |
아주경제 김진오·송종호·박현준 기자= 최고경영자(CEO)의 장수DNA는 존재하는 것일까.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장수 계보를 잇고 있는 CEO들이 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지난 2005년 취임해 9년째 롯데그룹의 IT사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오 대표는 2000년부터 4년여간 시큐아이닷컴 사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부터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IT업계를 꿰뚫는 통찰력과 리더십으로 그동안 스마트카드, 보안, 모바일, 그린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IT컨버전스 분야 등의 신성장 사업을 통해 2018년까지 매출액 2조5000억원을 달성, IT서비스 업계 ‘빅4’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놨다.
오너 일가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경영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봉 동부CNI사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007년 취임해 7년째 동부그룹의 IT부문을 지휘하는 사령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앞서 2003년 동부DIS와 동부정보기술, 동부FIS 등 그룹내 3개 IT계열사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 사장은 컬럼비아대 MBA를 취득하고 미국 체이스맨해튼은행 부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 95년 동부에 합류해 동부화재 CIO를 역임한 IT 분야의 전문가다. IT솔루션 유통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안착시키고 있고 1950년생으로 고령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경영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상헌 NHN 대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내실 경영으로 장기집권 체제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포털업계가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내면서 승승장구 했다. 5년째 회사를 경영하면서 매출을 1조원 이상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직원들과의 소통에 능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거래 여부를 가늠하는 강도높은 조사에 착수하며 NHN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국계로는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가 주목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그는 2006년 오티스엘리베이터 한국법인 대표를 역임한 후 2010년 ADT캡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모든 의사소통을 한국어로 할 만큼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한국 생활에 적응이 끝난 한국적 사고 방식을 갖춘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시장에 걸맞는 공격적 투자와 통합보안솔루션이라는 신규 상품을 내세워 계속해서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17년 10개월 동안 CEO자리를 지키며 경영인들의 귀감이 된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은 사례가 많이 나와야 바람직하다"며 "무엇보다 실패한 CEO들의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