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체온증 할머니, 구조단원 입고 있던 옷 벗어 체온보호 조치
- 어르신들 혈압·건강 체크등 의료 서비스 활동 펼쳐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밀양 송전탑 공사 진행 3일째인 지난달 22일, 용동진 한전119재난구조단 대원은 포클레인에 몸을 묶어 장비를 못 움직이게 하고 있는 할머니 세 분을 발견했다.
용 대원은 한 눈에 이들 할머니들의 안색이 안 좋다는 것을 파악하고, 바로 몸 상태 확인에 들어갔다. 이른 새벽부터 산에 올라 포클레인에 몸을 묶고 밀착해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몇 시간동안 용변을 참고 계셨던 것이 원인.
용 대원은 할머니들께 간곡히 설득했지만, 할머니들은 쉽게 경계를 풀지 않았다. 이에 용 대원은 반대측 주민 대표자와 공사감독 및 현장소장에게 상황의 긴박함을 호소하면서 공사 및 대치상태를 잠시 중지시키고, 할머니들을 병원으로 긴급 호송했다.
이 같은 긴급상황이 해소되자 마을 할머니들은 자신들의 ‘쑥떡’을 가져와 용 대원을 비롯한 한전119구조단원들과 함께 나누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전119구조단원들도 과자와 거피, 의료품 등으로 답례했다.
경남 밀양 765kV 송전선로 건설공사가 전문가 협의체 구성으로 40일간 공사 중단에 들어가면서 격동의 갈등상황이 당분간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비록 10일간 울고 웃는 극심한 대치상황에 불구하고, 그 안에 정(情)은 있었다.
이 기간동안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 투입된 ‘한전119재난구조단(이하 한전119구조단)’의 훈훈한 미담사례가 바로 그 이유다.
한전119구조단은 지난 2010년 10월 국내 공기업 최초로 창단돼 재난시 인명구조, 응급처치 및 현장 복구활동 등 각종 구호활동을 하는 전문 구조단이다.
이들은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 재개 첫날인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6곳의 현장에 약 30여명이 배치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용 대원과 같은 한전병원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및 앰뷸런스를 갖춘 의료진도 구조단에 포함돼 공사 현장 곳곳에서 주민의 안전을 직접 지원에 나섰다.
공사재개 첫날인 지난 20일에는 공사 현장을 찾기 위해 올라오다가 비탈길에 넘어져 다리를 절고계신 한 할머니를 한전119구조단원이 발견했다. 할머니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특이한 외상은 없으나 저체온증 발생으로 일어서질 못하고 계셨던 것.
이에 한전119구조단은 할머니를 햇볕이 드는 곳으로 들것으로 이동시키고, 구조단원이 입고 있던 옷과 주변에 계시던 주민의 1회용 은박매트를 빌려 체온보호 조치를 취했다.
또 허리 통증을 호소하시던 한 할아버지를 들것을 이용해 그늘로 옮겨드리고 주변에 계시던 주민분들께 요청하여 마사지를 해주는 등 한전 직원과 반대측 주민이 함께 돌봐드리기도 했다.
현장에서의 응급조치가 끝난 후 일부 반대주민들은 한전119구조단들이 다친 어르신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데 따른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반대 시위자들도 잠시나마 시위를 중단하고 한전119구조단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전119 재난구조단원들이 송전선로 공사현장에서 할머니들의 혈압을 체크하고 있다. |
아울러 한전119재난구조단과 의료진들은 산 중턱에서 작업이 진행되는 공사 현장 곳곳에서 휴식중이던 어르신들을 찾아가 혈압체크, 무릎통증, 어깨결림 증상에 대해 안마, 지압, 붕대감기 등 현장 의료서비스 활동도 공사재개 기간동안 전개하였다.
윤영인 한전119재난구조단 대장은 “무더운 날씨에 밀양 송전선로 공사재개 현장에서 부모님같은 어르신들을 보니 건강이 염려되어 작은 정성이나마 도와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119구조단원 30여명은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공사기간 새벽부터 열심히 활동을 전개한 결과, 전경 4명을 포함한 총 52명에 대한 의료 서비스 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한편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여야와 산업통상자원부, 한전,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주민대표)는 송전탑 문제를 논의할 ‘전문가 협의체’를 가동하는 동안 공사를 ‘
한전119 재난구조단원 용동진 대원이 할머니의 무릎에 파스를 붙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