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시민 삶의 질 향상이 의정활동 최우선 과제"

2013-05-2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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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유급보좌관제 도입 필요성 역설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1000만 서울시민의 눈과 귀를 대신해 '작은 대한민국' 살림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지적하는 서울시의회. 각 자치구 주민들이 직접 뽑은 114명의 구성원들은 시 재정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쓰였는지, 시정이 무리없이 잘 돌아가는지 감시한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실천 과제로 제8대 후반기 서울시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명수(54·민주당) 의장. 제5대를 거쳐 이번 의회에서 전반기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뚜렷한 소신으로 선굵은 정치인이란 평가를 받는 김 의장을 아주경제신문이 만났다.

김 의장은 한지붕 아래 두 가족인 서울시와의 관계에 대해 "행정에서 가진 정책방향이 의회가 추구하는 민생철학과 적절히 맞아 떨어져 갈등이나 충돌은 매우 적다"며 "각종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켜 있지만 매번 문제점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보태 수정·보완해 결실이란 공통분모를 찾아낸다"고 밝혔다.
시와 시의회간 상생할지 아니면 벼랑 끝으로 몰아갈진 상호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즉 평소 적절히 밀고 당기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결론은 시민들을 위해 객관적이면서 합리적으로 도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복지확대로 갈수록 재원마련이 어려워지는 서울시의 처지에 김 의장은 정부 책임론을 폈다. 일반적으로 각종 복지사업은 국비와 지방정부의 돈이 매칭으로 투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서울시에 역할을 과도하게 떠넘기고 있단 것으로 요약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국가에서 선심을 쓰고, 상당수 비용은 지방이 떠안으면서 빚더미에 올라 숨통을 조이는 형국입니다."

김 의장은 이 같은 대표적 사업으로 무상보육을 꼽았다. 과거 MB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로 시작된 보육지원은 국비와 시비가 2대 8 비율로 투입 중이다. 올해부터는 전면 무상보육이 실시되면서 서울시의 재정압박은 더욱 심화, 뾰족한 대안이 없는 한 9월부터 재원은 밑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높아도 매칭 비율은 최소한 절반 수준으로 정해져야 막힌 숨통이 트여질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서울시가 개발 등 새로운 프로젝트는 커녕 계속사업도 매진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5일 안전행정부 유정복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지방의회 유급보좌관제'와 관련, 김 의장은 △행정사무감사 △예산 심의 및 결산 △조례제정 △시민 의견청취 등 크게 네 가지의 기능을 들어 도입 타당성을 피력했다.

김 의장은 "시민이 우리의원에게 위임한 사항 가운데 우선 행감은 법과 제도, 순서, 절차에 따라 1만7000여명 공무원이 업무를 정당하게 했는지, 부당하고 억울한 민원이 없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본인 영역이 아닌 각종 분야를 다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렇게 총망라된 현안을 시의원이 혼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개선안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의장은 현행 의회사무처의 공무원 인력의 경우 단순 사무처리에 따른 간접적 또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면서 "의원들의 실질적 의정활동을 돕기 위해서는 정책보좌관제 도입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정책보좌관제의 긍정적 측면으로 앞서 인턴 등 개인보좌 인력이 잠시 동원된 제7대 서울시의회 의원발의 조례건수를 들었다. 당시 총 324건의 조례가 제안됐는데, 이는 6대 72건에 비해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일각에서 지적되고 있는 보좌관이 개인비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김 의장은 "본래 취지와 달리 개별의원의 지역구를 관리하거나 친·인척 등을 보좌관으로 채용될 여지를 원천 차단시키는 장치가 조례에 포함되면 문제없다"면서 "이들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일하며 행감이나 조례제정에 필요한 자료조사 및 검토 등 임무를 전적으로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정책보좌관 100명을 채용해 시민의 혈세 40억여원이 투입되면, 그 이상의 낭비되던 주민부담 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의회의 보좌관이 선심·토목·전시성 예산을 철저하게 살펴봐 1년 예산 가운데 단 1%만이라도 절감한다면 약 3100억원이 경감된다. 열악한 지방정부의 살림살이에 악영향이 아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방의회의 괄목할만한 성장에도 유급보좌관제, 인사권 독립 등 가야할 길이 멀다는 김 의장은 입법·의견기관으로 온전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의원들 스스로의 자기반성도 시급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의원들 개개인의 자율적 노력에 더해 체계적인 평가시스템 도입을 대안으로 내놨다. 김 의장은 "그동안 불성실한 의정활동이 시민의 질타를 받아온 점을 뼈아프게 반성한다. 개인별 조례제정 실적과 의회출석 일수, 윤리규정 위반 여부 등 업무 전반의 시민 공개방안을 연내 마련할 것"이라며 "의원 모두가 특권을 내려놓자는데 이미 공감대를 형성해 곧 시의회 운영 조례 개선에 나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일례로 출석일수가 기준에 못 미치면 세비를 반납하고 겸직을 금지하는 한편 의원들의 자질 및 역량 확산 차원에서 정례적 전문가 초청 강연을 열겠다는 것이 김 의장의 생각이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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