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車부품 공룡 서한산업 납품단가 후려쳐…'5억 처벌'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사인 서한산업이 수급사업자에게 부당한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등 불공정하도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는 서한산업의 부당한 단가인하 및 감액 행위를 심의한 결과 하도급대금 지급명령 및 과징금 5억4400만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서한산업 자동차의 동력전달 부품인 하프샤프트(Half Shaft) 등을 제조하는 대기업인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07~2008년 해당 업체는 계열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이 현대차 등 고객사의 신규(후속) 차종 부품 수주를 못하게 되면서 경영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구매업무 총괄조직을 신설했다. 한국프랜지공업은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대기업으로 서한산업의 지분을 보유해 사실상 한 회사처럼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양사가 뭉친 조직은 2009년 8월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인하하고 인하한 단가를 소급적용하는 등 원가절감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서한산업은 2009년 11월 원가절감 목표를 달성코자 수급사업자인 엠에스테크에게 일방적인 납품단가를 강요했다. 납품단가는 종전단가 대비 4.3~9%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 1억1945만원을 단가인하했다.

또 해당 업체는 소급감액도 강행했다. 서한산업은 2009년 10월부터 한 달 남짓 엠에스테크 등 13개 수급사업자의 납품단가를 평균 1~4% 인하하고 적용시점도 합의일보다 4~11개월 소급해 하도급대금 총 2억613만3000원을 깎아왔다.

우명수 공정위 대전사무소 하도급과장은 “신고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서한산업이 다른 수급사업자에게 동일한 법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 직권조사로 확대해 법위반 행위를 적발·시정했다”며 “자동차·부품업종에서 원사업자가 자신의 경영상 어려움을 충분한 협의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태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앞으로 대기업과 1차 협력사, 2·3차 협력사 간의 부당 단가인하 및 감액 행위 등 핵심 불공정하도급행위에 대해 직권조사 확대 등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