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인하 놓고 정부와 업계 갈등 증폭

2013-05-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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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금융당국이 자동차 보험료 할증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보험업계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해율 증가와 자동차 산업 침체 등 자동차보험 시장에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당국이 보험료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자동차보험의 할증 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금감원은 보험개발원에 할증 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 올해 10월 이후 공쳥회를 거쳐 내년부터 새 할증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지난 9일 “현행 기준은 불합리하고 객관성이 없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며, “자동차 보험 할증 체계의 불합리한 측면을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 보험료는 운전자의 사고 위험도에 따라 다른 요율이 적용된다. 금감원은 이 기준을 보다 명확히 규정해, 사고 위험도가 높은 고객은 현행보다 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위험도가 낮은 사람은 적게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체적인 보험료 수준을 현행보다 낮게 책정하기 위해, 무사고 기간에 따른 할인율을 높여주고 할증의 조건은 까다롭게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보니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이 자동차 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온라인 판매채널의 활성화로 경쟁마저 심화되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회계연도 손보업계 '빅4'의 자동차보험 매출은 동부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화재는 전년 대비 0.9%, 현대해상 2.5%, LIG손보는 0.9%씩 각각 줄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할증 체계 개선이 직접적으로 보험료 인상 또는 인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상 인하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보험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레드오션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가 이뤄질 경우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4년 전 도입된 자동차 보험료 기준이 현재의 시장 상황과 괴리감이 있어,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시행중인 보험료 할인과 할증기준은 자동차 등록대수가 불과 266만대 수준이던 1989년에 도입된 것”이라며 “현행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보험료가 공평하게 부과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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