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성추행' 윤창중…'알고도 묵인했나?'

2013-05-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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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주진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성추행 혐의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왜 현지에서 체포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또 윤 대변인이 홀로 귀국한 시점에 청와대가 ‘성추행 의혹’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가 9일(현지시각) 워싱턴 경찰 측으로부터 입수한 경과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일 저녁 9시30분에 발생했으며 30분 뒤인 오후 10시에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여성이 경찰에 신고한 시간은 보고서상에 다음날인 8일 정오쯤으로 돼있다.

미국 경찰이 성범죄 신고를 받고도 윤 전 대변인을 바로 체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미국을 방문 중인 국빈의 수행단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신원을 보증, 미국 경찰은 주미 한국대사관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이 8일 오전 8시부터 진행된 박 대통령의 첫 일정인 수행경제인 조찬 간담회와 오전 10시30분께 미국 의회에서 시작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윤 전 대변인이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탄 시간이 오후 1시35분이어서 공항까지 이동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는 점이나 국제선 항공편의 경우에는 공항에 적어도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미국 의회 연설에는 참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이 기자단과 함께 묵은 자신의 숙소에 놓아둔 짐을 전혀 챙기지 않는 등 무언가에 쫓기듯 황망히 귀국한 정황만을 살펴보면 윤 대변인의 독자적인 행동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경찰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일단 귀국하는 방법을 택했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차지하는 윤 대변인의 위치를 감안할 때 자신보다 ‘윗선’에 아무런 보고도 없이 귀국길에 올랐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반드시 귀국하지 않으면 안되는 개인적인 일을 둘러댔거나, 사건의 개요를 어려풋이 시사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만일 청와대가 사건의 개요를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에서 윤 대변인의 귀국을 ‘암묵적’으로 허가했다면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성추행 용의자’의 도피를 방조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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