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에 대한 대내외 우려를 불식시키고, 투자 확대를 촉구하면서 '한국 경제 전도사'로 직접 나선 것이다.
박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윌라드호텔에서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한·미 경제인 오찬에 잇따라 참석했다. <관련기사 5면>
이날 행사에는 대니얼 애커슨 GM 회장,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부회장, 데이비드 코다니 시그나 회장,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밴 엔델 암웨이 회장, 메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회장, 모리스 그린버스 전 AIG 회장, 스탠 게일 게일사 회장 등 미국의 유명 기업인 17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도발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고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하며 양국 기업인 간의 상호이해를 높임으로써 포괄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등 새 정부 정책방향 소개 △경제민주화와 한반도 안보 우려 불식 △대외개방 의지 표명 △한·미동맹 중요성 강조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연설을 영어로 했다.
박 대통령이 "GM 회장님께서 북한문제 때문에 철수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 오신 것을 보니까 철수가 아니라 투자를 더 확대한다고 봐도 되겠죠?"라고 묻자 대니얼 애커슨 GM 회장은 "엔저 현상과 통상임금 등 노동시장 문제만 없다면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엔저 피해는 현대나 기아 등 국내 기업들보다 한국에 있는 해외 기업들의 손해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통상임금 문제는 GM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라며 "꼭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애커슨 회장은 "지난 몇년간은 힘들었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화답하며 당초 계획대로 앞으로 5년 동안 한국 시장에 8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통상임금 문제는 GM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산업계 전체에 38조원의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미국 기업인들은 한·미 FTA의 성과와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 구현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계획을 공개하며 박 대통령에게 화답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보잉, 커티스 라이트, 올모스트 히어로스 등 7개 미국 기업들로부터 총 3억8000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방미에 동행한 경제인들을 초청, 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국내 투자 및 고용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취임 이후 대기업 회장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