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 오피스텔 "복 터졌네"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오피스텔 임대사업을 준비 중 직장인 최모(43)씨. 마땅한 매입처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그는 얼마 전 지인에게서 복층형 오피스텔 물량이 거의 없어 희소가치가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씨는 "바로 이거다"하면서 곧바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오피스텔 분양사무소를 찾아 복층형 오피스텔 3개실을 분양 계약했다.

# "이곳을 빼고는 서울에서 새로 분양하는 복층형 오피스텔이 없어서인지 최근 들어 문의 전화가 부쩍 많아졌어요. 청약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청약 접수가 이미 공급량(310실)을 넘어섰습니다."(서울의 한 복층형 오피스텔 분양팀장)

정부가 올해 신규·미분양 주거용 오피스텔을 구입하면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공급 과잉 부작용을 겪던 오피스텔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쪽에서는 오피스텔 시장이 2000년 대 초반 이후 ‘제2 전성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가운데서도 공급이 거의 없어 희소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복층형 오피스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층형 오피스텔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복층형 오피스텔은 평균 3.5m 이상의 높은 천장고를 자랑한다.

수요자들은 이 공간을 침실은 물론, 서재·작업실·창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투자자 역시 임대 수익률이 높아 복층형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복층형 오피스텔은 1인가구 비율이 높은 대학가에서 인기가 높다. 1실에 2인이 거주할 수 있다보니 월 임대료를 아끼려는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것이다.

1실에 2인이 거주할 경우 임대사업자는 보다 많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인근 오피스텔 1실의 월 임대료가 60만원일 경우 2인 1실의 오피스텔의 경우 1인당 40만원씩을 받아 1실당 월 80만원의 임대료를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친구와 함께 복층 오피스텔에 세들어 사는 대학생들이 많다"며 "학생들 입장에선 혼자 사는 것보다는 임대료를 아낄 수 있고, 임대사업자는 일반 오피스텔에 비해 높은 수익률과 희소가치로 향후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복층 오피스텔의 희소가치가 부각되자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6일부터 청약에 들어간 '힘멜하임'은 310실(계약면적 44.51㎡, 서비스면적 포함) 모두 복층형 구조다.

유성건설은 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복층형 오피스텔을 갖춘 '동대구 유성푸르나임'의 회사 보유분을 특별분양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해 모델하우스 개관 당시 이틀 동안 약 6200명의 인파가 몰려 화제를 모았다.

유성건설 나인택 분양팀 과장은 "복층형 오피스텔은 대구에서는 아직 생소한 상품이지만, 서울에서 복층형 오피스텔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복층형 구조를 많이 찾는다"며 "단층형 오피스텔과 분양가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수익률 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무궁화자산신탁은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에서 소형 오피스텔 '화정역 미니스트리'를 분양 중이다. 지상 6~7층 일부를 전용 13.22㎡(서비스 면적 8.26㎡) 규모의 복층형 오피스텔로 꾸몄다.

이 오피스텔 분양 담당자는 "4·1 부동산 대책에서 세제 혜택 대상 부동산에 오피스텔이 포함되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뒤늦게나마 포함돼 다행"이라며 "관망세를 보이던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층형 오피스텔을 선택할 때도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설계의 문제다.

만약 복층형 오피스텔이 입주 후 복층 공사를 했다면, 이는 불법개조로 간주돼 벌금과 함께 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 대표는 "공사비가 단층 오피스텔보다 비싼 경우가 있어 분양가 확인은 필수"라며 "복층형 오피스텔도 수익형 상품인 만큼 관리비 규모와 적정 분양가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