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은 6.3% 하락한 반면 비수도권은 1.3% 올랐다. 또 5000만원 이하 주택은 3.2% 상승, 6억원 초과 주택은 10.7% 떨어졌다.
가격공시 대상 공동주택 가구의 53%, 공시가격 총액의 69%를 차지하는 서울·수도권의 경우 서울(-6.8%)·경기도(-5.6%)·인천(-6.7%)이 가격 변동률 하위 1~3위를 차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존 버블세븐 지역이나 중대형 및 주상복합아파트 등 가존에 투자수요가 많았던 주택 위주로 가격이 많이 떨어져 공시가격에 반영된 것”이라며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 발표로 저가 및 중소형 위주의 주택시장은 활력이 도는 반면 중대형 주택 매매시장은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격대별 공동주택 공시가 역시 저가와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 변동률 차이가 컸다. 1억원 이하 주택은 1.4~3.4% 상승했으나 1억원 초과 2억원 이하 주택은 1.5% 하락했다. 6억원 초과 주택은 무려 10.7%나 떨어졌다.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가격대별 주택 구성도 달라졌다. 3억원 이하는 984만9424가구(90.1%),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89만4404가구(8.2%),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12만8706가구(1.2%), 9억원 초과는 5만2180가구(0.5%)로 조사됐다. 집값 하락으로 저가 주택이 절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면적별 가격 변동률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특히 소형 주택 선호현상은 최근 6년간 계속되고 있다.
주택 규모별로는 33㎡ 이하 주택은 0.9% 상승했으나 33㎡ 초과~85㎡ 이하 주택은 1.1~3.4% 하락했다. 85㎡ 초과 주택의 경우 무려 6.3~8.7% 하락하는 등 대형일수록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135㎡ 초과 대형 주택은 8.7% 하락해 주택 지역 및 규모에 따라 각각 가격 변동이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저가·중소형 주택 중심으로만 발표된 것 역시 중대형·대형 주택시장의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고가·중대형 주택은 4·1 부동산 대책에서도 수혜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인구 구성이나 수요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주택시장의 패러다임도 중소형·소형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