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항공기 부품, 알루미늄 대신 탄소섬유 사용"

2013-04-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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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투자로 불황속에도 일감 넘쳐, 올해만 100명 넘게 채용

대한항공 엔지니어들이 A320 항공기용 샤크렛 최종 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주경제(부산)채명석 기자=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26일 찾아간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 민항기 제조공장.
진해국제공항의 한 켠에 위치한 이 공장에는 기종 별로 크게 네 가지 생산라인으로 나눠 조업이 한창이었는데, 최근 양산에 들어간 유럽 EADS로부터 수주한 에어버스 A320 여객기용 부품인 샤크렛(Sharklet) 생산라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샤크렛은 에어버스의 항공기 중에서도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여객기 A320 주 날개 끝에 부착되는 폴 1.6m, 높이 3.3m의 L자형 구조물로 기존 윙 팁 펜스(Wingtip Fence)를 대체한다. 기존 구조물 대비 운항시 3.5~4.0%의 연료절감이 가능해 연간 이산화탄소를 700t을 줄일 수 있다.

◆알루미늄 대신 탄소섬유 소재
자동차 생산을 위한 컨베이어 벨트와 비슷한 무빙라인이 2대가 설치돼 최종적으로 월간 50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인데, 현재 35대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오전과 오후에 각각 1대분(2기)이 완성되며, 에어버스의 완제품 공장이 있는 프랑스 뚤르주와 독일 함부르크로 보내진다고 한다. 근처에서는 에어버스의 요청으로 별도 무빙라인이 가동되고 있었는데. 기존 운항중인 고객사에 제공하기 위해 주문한 물량이라고 한다.

미국 보잉사에 납품할 B787 여객기용 6개 부품, 이 항공기와 동급인 에어버스의 A350용 카고 도어, 차기 한국군 주력 헬리콥터인 수리온의 후방 동체 등의 생산 과정도 이곳 부산 테크센터에서 볼 수 있었다. 보잉과 에어버스에 납품하는 부품들의 특성은 기존 알루미늄 등의 재질을 최대한 줄인대신 탄소섬유 등 복합재로 제작되고 있다.

이건영 대한항공 산업관리2팀 부장은 “복합재 1피스의 가격은 파운드당 30달러로 3.5~4달러 수준인 알루미늄에 비해 10배 가까이 비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합재를 쓰는 이유는 전체적으로 항공기 무게를 15~20% 줄여 연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복합재로 항공기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형을 설계도면과 정확히 일치하게 만들어내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이 부장은 “대한항공이 외국 유수의 업체들과 제휴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차별화 된 기술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 엔지니어가 미국 공군 F-15 전투기 리와이어링(Rewiring) 작업을 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도 대한항공에 맡겨
외과병원 수술실을 연상시킨 군용기 공장에서는 F-15와 F-16, A-10, F-4 등 전투기와 UH-60 헬기 등이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낸채 수리를 받고 있었다.

주일 미군 소속의 F-15D 전투기는 기체를 구성하는 모든 전선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사람으로 말하면 ‘핏줄’을 모두 바꾸는 대수술을 진행중이었다. 미국과 한국 두 군데에서만 진행하는 고도의 기술로 기체를 완전 분해해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창정비를 포함해 대당 120일(약 6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대한항공의 군용기 정비사업은 미공군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고 있는데, 주한미군, 주일미군은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미 본토에 주둔하는 공군 소속 기체 등도 이곳에서 정비를 받고 간다고 한다.

이영환 사업관리팀 부장은 “초창기에는 미 공군기가 공장에 입고되면 담을 쳐 놓고 허가받은 인원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공간을 오픈하고 우리 기술진에 다 맡길만큼 믿음이 크다”며 “눈을 감고 기체에 손을 넣어 전선을 부치고 떼어도 정확할 만큼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기술진의 능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엔지니어들이 미 공군의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의 창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항기 부문 개척 성과 거둬
총 면적 21만㎡의 부산 테크센터를 거쳐한 항공기(생산·정비 포함)는 군용기 5000여대, 민항기 2450여대에 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말부터 시작된 유로존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세계 경기가 침체 일로를 지속하면서 항공산업도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지난해 230여명에 이어 올해에도 개발 인력만 100여명 이상을 충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이래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 2748명인 부산테크센터 인력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함명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본부장은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군수 부문에만 매달릴 때 대한항공은 일찍부터 민간 항공기 공동 제작사업에 눈을 돌려 1980년대부터 항공기 구조물 수출시장 개척에 나섰다”며 “20여년의 기간 동안 다수의 항공기 제작에 참여해 축적된 기술 및 역량이 최신의 B787, B747-8, A320, A350 항공기 국제공동개발사업에 주요 파트너로 참여하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현재의 모습이 그 결실이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올해 매출 목표액을 전년 대비 17% 늘어난 7300억원으로 잡았으며 오는 2015년까지 1조원 돌파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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