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봄바람 부나?…깜짝 성장에 해석 분분

2013-04-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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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은, 1분기 GDP성장률 두고 다른 인식 나타내



아주경제 이수경·유지승 기자= 올해 1분기의 깜짝 성장을 두고 시장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견조한 회복세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과 아직까지 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은행은 당초 성장전망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회복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다시 한은과 정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 '경기 바닥론' 회복 조짐 VS '일시적 호조' 기대 일러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높인 것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수출이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증가에는 정부 예산 조기집행의 영향이 컸다. 정부의 1분기 예산집행률은 28.2%로 목표(30.0%)에는 미달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정부 소비는 전 분기 0.6% 감소한 데서 1.3% 증가로 돌아섰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재정집행의 미달분은 이연이 될 것이므로 2분기에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시장에서는 1분기 성장률이 0%대 중반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0.4%라는 비관적 수치도 나왔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이에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상저하고'로 내다본 올해 전망은 유효하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김 총재가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밝힌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바닥을 다지며 개선되고 있다는 언급이 수치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며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개선되고 있으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상승 경로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복세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악화, 미국의 연방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 발동에 따른 경기 회복세 둔화, 중국의 공급과잉 등은 회복세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 1분기마다 정부의 예산집행 집중으로 성장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2분기에 이 효과가 떨어지면서 조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경기에 민감한 건설 및 설비투자는 대외여건이 달라져 기업의 투자심리가 꺾이면 언제든 줄어들 수 있다"며 "결국 민간소비가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지난 2011년 4분기(-0.2%) 이후 다섯 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 경기인식, 김중수 총재 현오석 부총리에 '판정승'

김중수 한은 총재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 등에서 올 1분기 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며 "우리 경제는 정상적인 성장궤도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도 '완만한 회복세'에 대한 확신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1분기에 GDP 성장률이 0.8%로 올랐다가 이후 떨어졌다"며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9%로 정부 예상치보다 높게 나왔지만 경기가 회복되는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성장률이 높아진 이유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워낙 안 좋았던 데다, 건설투자 호조에 따른 영향이 컸다"며 "아직 전반적인 경기회복세는 부진하기 때문에 이 수치만으로 경기가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1분기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1.5%로 지난해 4분기와 동일하다. 그런데 이 수치는 지난 2009년 3분기(1.0%) 이후로 최저다. 정부는 최근 3년간 경기 흐름이 오히려 '상고하저'의 패턴을 보여왔다는 점을 들어 섣부른 회복세 진단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보다 0.7%포인트 내린 2.3%로 수정했다. 추경 편성과 더불어 경기의 성장모멘텀 회복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은은 경제전망치를 2.8%에서 2.6%로 소폭 조정하고 '미약한 회복세'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때부터 한은과 정부의 경기 인식은 반대방향을 걸었다. 향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임진 연구위원은 "이제 금리를 내리면 하반기에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미 인하 시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성장측면에서는 추경이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므로 당분간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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