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23일 향후 5년 발전 청사진을 발표하며 향후 선진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여기에 미국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홍콩 펑황왕(鳳凰網)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 쉬즈쥔(徐直軍) 부회장은 “화웨이는 향후 유럽 지역에 주력할 것”이라며 “여기서 미국은 제외한다”고 말했다. 쉬 부회장은 "우리는 미국시장에 더이상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화웨이가 사실상 미국 시장 포기를 선언한 것은 그동안 미국 정계와 안보기관의 안보위협론에 부딪히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10월 미국 의회는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와 중싱(中興·ZTE)이 미국에서 인수ㆍ합병하거나 미 정부 및 기업에 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권고하며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이들은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이 중국인민해방군 출신이라는 과거 이력도 문제 삼았다.
화웨이는 지난 2008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해왔다. 2008년 화웨이는 미국 컴퓨터 장비 제조업체 쓰리컴 인수에 나섰다가 미국 정부가 보안 기술 유출 가능성을 조사하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2년 후인 2010년에도 미국 주요 통신사인 스프린트 넥스텔 설비 납품 입찰에 참여했으나 또 다시 무산됐다.
잇따라 미국 시장 진출에 실패를 맛본 화웨이는 미국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와의 사업을 위해 노텔, 모토로라 등 경쟁업체 경영진을 스카우트해 미국에 연구개발팀을 만들고 정계 로비도 시도했으나 지난해 10월 미국 의회의 보고서 발표로 미국 내 사업 전개는 더욱 어려워진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웨이는 미국을 포기하는 대신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앞서 후허우쿤(胡厚崑) 화웨이 부회장은 유럽시장을 중국에 이은 ‘제2 고향’으로 삼아 향후 4~5년내 유럽에서 5500명의 인력을 추가로 모집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유럽 시장 진출을 통해 현지에 협력 파트너를 만들고 연구개발 센터도 설립했다”며 “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