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드는 AI 공포…제약업계, 백신 시장에 올인

2013-04-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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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국내 제약업계에서 백신이 새로운 성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몇몇 글로벌 제약사에 의해 좌지우지돼 온 백신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꾸준한 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업계는 물론 국가차원에서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관심을 받아왔다.

2009년 전세계적인 유행을 기록한 신종플루에 이어,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신종 조류독감(AI)이 산발적 확산단계에 진입했다는 예측으로 국가별 백신 확보 경쟁이 또 한번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전 세계 백신 시장 규모 35조원(317억 달러)로 추산된다. 연평균 성장세는 10%를 넘어 2017년에 65조원 이상 돌파가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듯 2011년 기준 국내 백신시장 규모는 71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6년 연속으로 두자릿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성장속도가 빨라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직 국내 백신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영향력은 완전히 배제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상당수의 유명 백신인 프리베나·로타릭스·멘비오·가다실 등은 모두 화이자·GSK·노바티스·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제품이다.

특히 백일해·소아마비·유행성이하선염·홍역 등은 거의 100% 외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백신 무역수지 적자는 2010년 9000만달러에서 2011년 1억2000만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날로 확대되는 다국적제약사의 백신 시장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백신개발에만 연 평균 1600억~6500억원을 투자하는 다국적제약사와 같은 수는 없지만 저마다 백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업체 중 백신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녹십자다.

녹십자는 독감 및 수두백신의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독감백신은 1인용에 이어 다인용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심사(PQ) 승인을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국내와 접종 시기가 반대인 남반구 계절독감백신 입찰을 통해 130억원 규모의 계절독감백신 수출을 확정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수두백신도 약 25억달러로 추산되는 세계시장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LG생명과학은 연초 회사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며, 백신 사업을 3대 핵심사업으로 꼽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한 뇌수막염 백신 '유히브'와 '유포박-히브'를 해외시장에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품질인증을 유포박-히브의 품질인증을 획득해 해외매출도 기대된다.

SK케미칼은 세포 배양 백신 사업에 주력하며 2014년 상용화 위해 경북 안동에 1억 4000만 도즈의 백신 생산시설 건설 중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백신은 국내 100대 신사업 창출분야에 포함될 정도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제약사의 개발 및 수출 노력과 함께 정부차원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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