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의 자사주 재테크에 개미투자자 운다

2013-04-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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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발된 후에도 주식 매매 이어가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피혁업체 신우의 최대 주주인 윤영석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과 2월에 걸쳐 자사주 570만주를 갑자기 처분한다. 매각 금액은 약 77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40%에 육박하던 윤 회장 지분도 26%대로 떨어진다. 윤 회장이 자사주를 대거 처분한 직후 신우는 58억6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고, 주가는 폭락했다. 금융감독원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본인 손실을 일반투자자에게 떠 넘긴 혐의로 윤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 지난해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사위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의 불공정거래 혐의가 논란이 됐다.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13일 대유신소재의 2011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하기전 자신과 가족이 보유하고 있던 대유신소재 주식 227만여주를 매각했다. 이에 대유신소재가 2011년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사실을 안 박 회장이 손실 회피를 위해 미리 주식을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사실 확인을 위해 박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불참했고, 박 회장은 정무위원회와 금감원으로부터 고발됐다.

일부 기업 오너들이 최대 주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주식 거래를 일삼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다.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일반투자자에 떠넘기거나 시세 차익을 노리는 식이다.

특히 금감원 등에 불공정 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이후에도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주식 거래에 아무런 제제를 받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신우의 윤영석 회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11년 초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 전 비교적 높은 값에 보유 지분을 내다 판 뒤,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신우 지분을 다시 사들였다.

지난 2011년 2월 말 600만주로 떨어졌던 윤 회장 지분은 지난달 11일 1739만3196주로 증가했다. 윤 회장이 지분을 다시 늘리는데 사용한 금액은 주당 최소 550원에서 최대 819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011년 초 지분 매각 금액의 절반 수준이다.

윤 회장은 이렇게 확대한 지분 가운데 90만주를 지난달 28일 주당 1180원에 매각해 10억원 넘게 챙겼다. 박영우 회장도 지난해 초 대규모 지분을 주당 3515원에 매각한 이후 주가가 1000원대로 떨어지자 다시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다.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알엔엘바이오 라정찬 회장은 지난 2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자사주 약 210만여주를 매각했다. 이후 알엔엘바이오는 자본 50% 이상 잠식을 공시했고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한 일반투자자는 "금감원이 불공정 거래로 검찰에 고발한 기업의 오너 실명을 공개하지 않아 일반투자자는 솔직히 어느 기업이 문제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며 "검찰에 고발된 기업 오너의 주식 거래에 제한을 두는 등 일반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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