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이번 대책에 포함된 내용들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 논리가 지배하는 국회에서 정부의 바람대로 법안이 빨리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도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수차례 발표했다. 당시 나왔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안 등은 번번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결국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대책에서도 46개의 세부 대책 중 상당수가 관련 법을 개정해야만 시행된다. 주요 법안으로는 생애 최초 취득세 한시 면제(지방세특례법), 양도세 한시 면제(조세특례제한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소득세법 개정), 분양가 상한제 신축 운영(주택법), 리모델링 제도 개선(주택법), 목돈 안드는 전세(소득세법) 등이 있다.
정부는 세제 감면의 경우 빠른 추진을 위해 국회 본회의가 아닌 상임위 통과일부터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임위 통과도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민주당 측은 이번 대책에 대해 일정 부분 시각 차가 있다는 점을 언급해 국회 통과가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부동산 가격이 아직 비싸서 하향 안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새누리당과 정부는 이제는 올라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라며 "서로 기대치와 시각이 달라 대책도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생애 최초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과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이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가 올해 말까지 6억원·85㎡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입하면 취득세를 전액 면제하는 내용에 대해 민주당은 금액기준 하향조정을 거론하며 미세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주택 양도세 감면도 금액 기준인 9억원이 과도해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수자의 경우 다주택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양도세 면제 혜택을 줘 부자 감세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변 의장은 "이들이 또다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기관의 약탈적 대출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측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국토부가 지속 추진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방안도 국회 통과가 쉽지 않다.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국토위 소속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아직도 새누리당과 정부는 공급자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실효성이 없는 하우스·렌트푸어 대책 추진을 마냥 고집할 게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입법화를 낙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정부가 주거복지 정책 등을 중심으로 야당의 입장을 상당 부분 반영했기에 4월 국회 통과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