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회장은 SK그룹 창업자인 고 최종건 회장의 막내아들로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최신원 SKC 대표이사 회장이 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제14안벽에서 열린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VLGC) 명명식에 부인 최유경 SK건설 사내부속치과 원장, 장녀 경진양, 장남 민경군과 함께 참석했다. 최 부회장 가족 전원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을 발주한 백석현 SK해운 사장 부부와 정현 SK가스 사장 부부 등도 자리를 함께 했으며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최 부회장 내외를 맞이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최 원장과 최 양이었다.
두 사람은 선박의 이름을 붙여주는 ‘스폰서’ 역할을 맡았다. 최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 원장은 새 운반선에 ‘지·스완’(G·Swan)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도끼로 명명대에 올려진 밧줄을 내리쳤다. 이어 선박 옆에 별도로 마련한 단상에서는 경진 양이 그물망 주머니에 싸여 있던 샴페인을 선체로 향해 던져 산산조각을 냈다. 최 원장이 잘라낸 밧줄은 아이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자랄 때 영양분을 공급받았던 탯줄을 의미하는데, 완공된 선박이 새 생명을 얻었음을 뜻한다. 또한 샴페인을 깨뜨리는 것은 향후 있을지 모를 액운을 미리 막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SK그룹 오너 일가중 최태원 그룹 회장이 선박 명명식에 자주 얼굴을 비치곤 한다. 지난 2009년초 최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명명식 스폰서로 참석했으며, 같은해 7월에는 최 회장의 맏딸 윤정 양이 아버지와 함께 울산 조선소에 내려와 새 선박에 이름을 붙여줬다.
하지만 최근 SK그룹은 최근 최태원 회장의 구속수감 등으로 인해 오너 일가들이 대외 활동을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특히 최 부회장은 SK그룹으로부터 분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식석상에 참석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재계 관계자들은 일단 사촌 형 최 회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독립에 대한 소문을 일축시키고 최 회장의 경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최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오너 일가의 건재함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최 부회장은 내년 상장이 점쳐지는 SK건설 지분 9.61%를 비롯해 SK케미칼과 SK가스 주식 보유 지분율이 각각 13.69%, 6.12%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3개사를 중심으로 소그룹을 형성해 독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스완은 지난 2010년 SK해운을 통해 SK가스가 발주한 8만2000CBM(㎥)급 선박으로 길이 225m, 너비 22m로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1만7000마력급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3년여의 기간을 통해 완공한 이 선박은 지난달 21일 정식 인도됐으며, SK해운은 지·스완으로 향후 20여 년간 SK가스의 LPG 물량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