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진 시지온 대표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온라인 기사에는 기사 속의 인물이나 글을 작성한 기자에게 비난을 퍼붓는 댓글이 있다. 이같은 댓글은 기사에 대한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하지만 이처럼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언이 난무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쓰는 욕을 내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본다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부분은 없어지거나 조금은 완화되지 않을까?’ 이 부분에 착안해 만들어진 것이 소셜 댓글이다.
소셜 댓글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벤처 기업 시지온의 김범진(28) 대표는 친구들이 보게 되므로 악성 댓글이 확실히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인들이 내가 쓴 글을 본다고 생각하면 한 번 더 생각하고 쓰게 되죠. 실명을 공개하지 않아도 SNS에서 맺는 관계와 쓴 글로 정체성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2007년 학생이었던 김 대표는 한 연예인의 자살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 해당 연예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욕이나 폭언을 접했다.
그는 악성 댓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동아리 친구들과 머리를 맞댔다.
그들은 당시 인터넷 실명제라는 법이 있었지만 실명 인증이 귀찮아 댓글이 줄어들 뿐 악성 댓글은 여전했기에 법보다 구조적인 해결이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 대표는 현재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는 공동 창업자들과 연구 끝에 ‘공유’와 ‘사회적 본인 확인’을 원리로 한 소셜 댓글 ‘라이브리’를 개발했다.
2009년 9월 론칭한 라이브리를 처음 쓴 고객은 국회의원이었다.
각자의 사이트를 운영 중인 국회의원 사이트에는 많은 방문자가 있기에 라이브리는 소통의 통로로 제격이었다.
이후 김 대표는 모 IT 전문 매체에 처음으로 라이브리를 서비스하면서 언론사 홈페이지에도 소셜 댓글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라이브리를 찾는 이들이 늘어 현재는 누적 사용자 600만명, 언론사·기업·공공기관 등 600여 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김 대표는 소셜 댓글을 적용한 곳은 악성 댓글이 확연히 줄었다고 강조했다.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연구 용역 자료에 따르면 소셜 댓글을 적용한 모 언론사의 경우 해당 언론사의 아이디로 작성한 댓글 중 악성 댓글의 비율은 댓글 수 기준으로 49.92%였던 반면 소셜 댓글의 같은 비율은 26.15%에 그쳤다.
악성 댓글을 작성한 계정 수 기준으로 보면 소셜 아이디의 악성 댓글 비율은 0.95%에 그쳐 언론사 아이디로 작성한 댓글(6.25%)보다 크게 낮았다.
‘선플 운동’을 진행 중인 시지온은 단어 등의 분석을 통해 걸러진 좋은 댓글을 최대한 사용자들의 눈에 잘 띄도록 하는 ‘라이브 뷰’ 프로젝트를 올해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좋은 댓글이 더 많이 노출되도록 해 사용자들이 그 보다 더 좋은 댓글을 더 많이 쓰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