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미술관 소장.'은제도금 주자 및 승반'(고려 12세기).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뭐니 머니(money)해도 금이 최고야'라고 생각한다면 탐나는 전시가 있다.
'금은보화전'. 전시제목이 좀 촌스러운 듯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고급스런 미술관 삼성 리움(관장 홍라희)에서 올해 첫 전시로 여는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금빛 찬란한 주전자. "우리 관객들은 어쩌냐"며 보스턴 미술관이 빌려준 '은제도금 주자 및 승반'(고려 12세기)이다.
보스턴미술관측이 직접 한국에 내한 작품을 설치했을 정도로 귀하게 물건너 온 이 작품은 전시 도록 표지로도 장식했다.
리움 블랙박스 전시장에 들어서면 첫 작품으로 만나볼수 있는 이 은제주자는 '금은보화의 품격'으로 빨아들인다.
정교하게 줄기마다 음각한 연화당 초면과 뚜껑위에 날개를 접고 꼬리가 솟은 봉황이 눈길을 끈다.
보스턴 미술관에 입수되었을당시 두꺼운 녹으로 인해 청동제로 여겨졌으나 보전 처리후 은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최응천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는 "이 주전자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돋보이는 점은 바로 몸체의 외면을 24줄로 이루어진 대나무 줄기 형태로 만든 참신한 조형감에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또 "위 아래단에도 당초문을 시문하여 도금을 첨가해 화려함을 더했고 봉황의 표현과 몸체 앞쪽에 대나무 죽순을 형상화한 주구가 길게 솟아 어느 한곳 부족함이 없는 고려 금속공예의 완벽함을 보여준다"며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빛 찬란한 앙증맞은 불보살상들도 전시됐다.
사천왕상이 조각된 '금동 사리외함'을 시작으로 석굴암 형태로 만든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전신이 찬연한 금색으로 휘감은 불보살상들이 존재감을 뽐낸다.
보물 1047호 금동대세지보살 좌상 |
이밖에 신라금관(국보 138호) 가야금관 서봉총 금관, 영친왕비 봉황장식 옥비녀는 물론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전 공예품인 ‘나전 단화금수문 거울’(국보 140호)등 우리 선조의 화려하고 정교한 세공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유리에 가려 맨 눈으로는 자세히 살펴보기 힘든 작품들은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갤럭시 노트 2와 DID 고해상도 모니터를 통해 360도 회전시키며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리움 홍라희 관장은 "이번 전시에서 마련한 한국의 명품 공예품들은 그동안 한국미술의 특징으로 꼽아왔던 순수, 여백과는 전혀 맥락을 달리하는 화려함과 정교함의 아름다움이 있는 작품"이라며 "가장 귀한 재료와 고도의 기술을 통해 찬란하게 빛난 한국전통공예의 미를 새롭게 경험할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입장료 7000원(성인)으로 '금은보화'전과 함께 볼 수 있는 현대미술전시도 열리고 있다.‘미장센-연출된 장면들’로 2000년대 현대미술 작품 가운데 영화적 장면연출 기법을 볼 수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영상, 설치, 사진 등 15점을 선보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전시는 6월 2일까지. 월요일 휴무. 초중고생 4000원. (02)2014-6900.
전시작품과 함께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작품을 확대해 감상할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