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한 펑리위안 여사가 환영인파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시진핑(習近評) 국가주석 부부가 22일 최고 지도자 취임 후 첫 해외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중국 '국민가수' 출신의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영부인 외교'가 전 세계 이목을 끌고 있다.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시진핑 주석과 함께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펑리위안 여사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여유 있는 모습으로 손을 흔들고 나서 남편과 팔짱을 끼고 계단을 걸어 내려오며 중국 퍼스트레이디로서 '신고식'을 치렀다.
무엇보다 '그림자 내조형'이던 과거 중국의 퍼스트 레이디와는 다른 중국의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상에 중국 대륙은 열광하고 있다. 펑 여사가 시 주석과 나란히 모스크바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장면을 보기위한 수백만명의 누리꾼들로 22일 저녁 중국 CCTV 인터넷 방송인 CNTV 홈페이지는 접속이 폭주했다.
허리선이 드러나는 짙은 남색의 롱 더블코트와 무릎 바로 밑의 치마정장, 커다란 검은색 가죽 핸드백을 들고 등장한 펑 여사의 '공항 패션'에도 중국인들은 “우아하고 품위 있다” “왕예핑이나 류융칭에 비하면 세련미가 넘친다”등등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당시 그가 입은 코트와 핸드백 브랜드는 이미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에 의해 광저우시 패션 업체인 리와이(例外)의 ‘익셉션’ 브랜드로 파악됐으며,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벌써 ‘영부인 스타일’이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고 옷을 판매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 민족 성악가인 펑리위안은 현역 소장으로 중국음악가협회 이사, 전국부녀연합회 집행위원 등을 역임한 중국 문화계 대표 인사였다. 2008년 쓰촨(四川)성 대지진 재난 지역 방문, 2011년 세계보건기구의 후천성면역결핍증-결핵 예방 친선대사 활동, 2012년 빌게이츠와의 금연광고 촬영 등 그는 공익·자선사업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왔다.
시진핑이 총서기가 된 이후 외부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며 내조에 주력했지만 향후 시 주석의 실용적 스타일에 걸 맞춰 영부인의 역할도 기존과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22일 신화통신은 펑리위안을 미국의 미셸 오바마에 비교하며 중국의 새 영부인이 세계무대를 상대로 매력을 발산하며 중국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류구창(劉古昌) 전 주러 중국 대사이자 현재 중국 국제문제연구기금회 집행이사장은 러시아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신문 룽바오(龍報)와의 인터뷰에서 “펑리위안은 우아하고 상냥하면서도 수수하고 소탈하다”고 평가하며 “펑리위안이 향후 중국 외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조건을 구비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펑 여사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어와 사교 예절을 공부하는 등 영부인 교육을 받고 있으며, 중국 당국이 외교부 내 전문가 특별팀을 구성해 중국의 새로운 영부인의 이미지를 철저히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 순방에 이어 남아프리카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 기간엔 펑리위안이 중국 영부인 최초로 공개 연설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친선 대사를 맡고 있는 펑리위안은 아프리카 순방 기간 눈에 띄는 공익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