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 스펙보다 중요한 '이것'…상반기 채용 트렌드는

2013-03-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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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올 상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올해 대기업 공채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창조경제형 인재 선발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대기업 채용의 공통점은 '열린 채용'이다. 학력이나 전공, 어학실력 등 '스펙' 중심의 채용 방식을 버리고 열정과 전문성을 갖춘 창의형 인재를 뽑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오디션 형식이나 블라인드 테스트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인·적성 검사를 아예 폐지하는 기업도 있다.

올해 삼성은 '통섭형 인재'를 찾고 있다. 3급 신입사원 9000명을 포함해 지난해와 비슷한 2만7000명가량을 채용하는 삼성은 올해부터 인문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직무 특별채용을 실시, 통섭형 인재로 활용할 방침이다.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부터 도입하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를 통해 인문계 전공자 200명을 선발하고 6개월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한 뒤 수료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창의성을 갖춘 인재 발굴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7700명에 이르는 대규모 고용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번 공채부터는 지원서에서 제2외국어 능력, 부모 주소 등 스펙으로 인식되는 항목 일부를 없애기로 했다. 입사 지원자에 대한 선입견을 차단하기 위해 증명사진도 뺐다.

또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모든 정보가 가려진 상태에서 진행하는 모의면접 '5분 자기 PR'을 확대할 방침이다.

5분 자기 PR은 모든 정보가 비공개된 상태에서 5분간 자신의 열정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모의 면접으로, 우수자에게는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채용을 실시한 LG그룹은 지난해와 같은 1만5000명을 채용한다. 특히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 3000명보다 늘릴 예정이다. 또 글로벌 인재를 구하기 위해 외국어 구사능력에 가산점을 줄 계획이다.

22일까지 원서 접수를 하는 SK는 모집 인원의 10%가량을 '바이킹형 인재'로 뽑기로 했다. SK는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인재를 바이킹형 인재로 정의했다. 원서 접수가 끝나면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개인 오디션 형태로 예선을 치르고 합숙과정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제조·건설부문, 금융부문, 서비스·레저부문의 각 계열사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 올해부터 인·적성검사를 폐지하고 서류전형과 면접전형만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스펙보단 면접이나 인턴십을 통해 지원자의 다양한 경험과 잠재역량, 인성과 가치관을 살피는 분위기"라며 "기존 스펙 중심의 엘리트형 인재보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열정과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인재형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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