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발 금융권 인사태풍…4대 금융지주 회장 타깃

2013-03-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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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인사' 대거 물갈이 예상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임기와 관계없이 필요하면 금융 공공기관장을 교체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금융권에 한바탕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후보자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금융기관장 교체 문제를 꺼내 들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피하다가 질문이 거듭되자 "그렇다면 말씀드리겠다"고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특히 그는 교체 기준으로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전문성을 꼽으면서 "관료가, 관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산하기관에) 내려가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해 관료 출신 CEO들도 겨냥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우선 여기에 해당하는 인사로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거론된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가 신임 이사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임기가 1년 연장됐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임기가 1년가량 남았지만,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MB(이명박) 인사'로 불렸던 만큼 새 정부 출범에 부담을 느껴 신변을 정리할 수 있다. 현재 그는 거취 문제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이팔성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교체 가능성이 크다. 모두 다 '전 정권 인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권 공공기관장도 인사 태풍의 사정권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5일 잔여 임기를 1년 남기고 물러난 것처럼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상당수가 자신의 거취를 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강하다.

최수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신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 나머지 공공기관장의 교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신 후보자(행정고시 24회)보다 행시 선배이거나 동기인 관료 출신 금융기관장이 첫 번째 타깃이다.

해당 인사로는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9회),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16회), 김용환 수출입은행장(23회),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24회) 등이 있다.

앞서 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금융시장은 탐욕의 본능이 두려움을 압도할 때 비이성적인 거품이 생기고, 허망한 거품의 실체가 드러나 공포에 휩싸이면 시장이 붕괴하고 위기가 발생한다"면서 "금융시장에 만연한 '탐욕의 악순환'을 끊어 금융위기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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