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업체들이 D램 생산을 줄이면서 공급 부족을 우려한 PC 제조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태블릿 PC와 하이브리드 PC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과 수요 측면의 호재가 충분한 만큼 D램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반도체 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DDR3 2Gb(기가비트) 1333MHz의 이달 상반월 고정거래가격은 1.28달러로 고시됐다. 이는 2월 하반월의 1.08달러보다 18.5%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말 0.83달러와 비교하면 54.2% 급등했다.
또다른 D램 제품인 DDR3 4Gb 1333MHz의 고정거래가격도 2.56달러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8.5% 올랐다.
올해 들어 D램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은 공급 부족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공급업체들이 지난해부터 PC용 D램 생산을 줄이자 PC 제조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설비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8.3% 감소한 129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며 “설비투자 축소를 바탕으로 오는 2014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수년간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가장 큰 이유는 PC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블릿 PC와 하이브리드 PC 등 새로운 제품들이 나타나면서 D램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태블릿 PC 중 일부 제품에 대해 모바일 D램 대신 PC용 D램을 사용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올해 2분기 이후부터 하이브리드 PC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D램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 상승세가 올해 내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반도체 공급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PC용 D램 부문 적자가 컸지만 올해는 가격 상승과 원가 절감 등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흑자 반전에 성공할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회복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570~6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64Gb 8Gx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5.34달러로 2월 하반월에 비해 6.80% 올랐고 32Gb 4Gx8 MLC도 9.51% 오른 2.88달러로 책정됐다.
가격을 발표한 D램익스체인지 측은 “낸드플레시는 아직도 실제 시장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며 “공급업체들이 출하량을 줄이면서 낸드플래시 가격도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