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코레일이 제안한 정상화 방안의 핵심은 사업을 코레일 주도로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기존 주주간 협약폐기, 삼성물산이 보유한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포기, 사업계획서 전면수정 등을 요구했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전환사채(CB) 2500억원은 아직도 발행을 못했고, 우정사업본부 승소금 256억원 수령도 실패로 돌아갔다”며“현재 사업구도는 돈은 코레일이 대고 사업은 민간 출자사가 하는 구조”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정상화를 위한 제안의 핵심은 기득권 상호 양보로 용산사업의 거품을 빼고 다이어트를 하자는 것”이라며 “사업자금 조달 주체가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이라며 코레일 주도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임을 숨기지 않았다.
코레일이 이날 제안한 구체적 내용은 △서부이촌동 주민보상 최우선 대책마련 △사업해제시 상호 청구권 포기 △사업협약·주주간협약·정관 등 개정 동의 △사업계획 재수립 동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 이사회 재편 △용산역세권개발(AMC) 경영구조 재편 등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업해제시 상호 청구권 포기 부분이다. 정상화 방안에 동의해 사업을 진행하다 중간에 접게 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상호간 혼해배상 등 일체의 청구권, 즉 소송전을 포기하자는 것이다. 사업해제시 코레일은 대주단에 반환해야하는 2조4167억원을 상환 한 뒤 정산하게 된다.
코레일은 드림허브 이사회 및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구조에 칼을 댈 계획이다. 이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데 따른 책임을 묻고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우선 드림허브 이사회 이사 추천권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SH공사에 이사 추천권 1명을 부여하는 재편방안을 제시했다. 민간출자회사 4명은 드림허브 지분율대로 하되 신규 주관사 영업시 1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AMC 임원(실장급 이항)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코레일 장진복 대변인은 “PFV 이사회 이사 10명 중 5명, AMC 이사 7명 중 4명을 코레일 임원으로 교체해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계획은 올해 말까지 전면 재수립하되 이를 위해 코레일과 SH공사(서울시), 건설 출자회사가 참여하는 특별대책반을 한시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변경초안은 코레일의 사전 동의를 얻은 후 드림허브 이사회와 주주총회 내부 의사결정을 통해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또 출자사 확약, 협조 사항 등을 반영해 사업협약을 전면 개정하고 주주간 협약은 폐지할 방침이다. 현재 1조4000억원인 자본금은 5조원으로 늘리고, 연말까지 제3자 인수방식으로 CB 26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 대출 받은 2조4000억원도 상환키로 했다.
장진복 대변인은 "연말까지 소요되는 자금이 26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기간 동안 사업성을 높이고 금융비와 시공비를 절약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출자사에게는 기본 시공물량의 경우 시공비 등과 수익을 따로 정산하는 ‘코스트 앤 피’ 방식 대신 건설투자자간 제한경쟁 입찰을 도입하고 랜드마크빌딩 매매계약 해지 및 시공도급 약정 해제를 요구했다. 토지오염정화사업도 즉시 공사를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SH공사와 서울시에게도 협조 사항을 내걸었다. 먼저 서부이촌동 주민수렴 결과에 따른 사업지 변동시 사업성 보전을 위한 개발요건 완화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도시개발사업 인허가 행정에 대한 협조와 공유지 매각대금을 토지상환채권으로 인수, 국공유지 무상귀속 및 교통개선 부담금 조정 등도 포함됐다.
코레일은 오는 21일까지 의견 수렴을 통해 합의서를 확정, 25일까지 각서 제출 후 다음달 1일까지 수용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후 4월 2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정상화 방안 여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부결시 사업은 파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