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은 국정과제 및 현안과 관련한 정책 실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만큼 장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더 요구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새 정부 인사 원칙으로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내부인사 발탁이 점쳐졌다.
◇전문성 고려한 내부 승진 다수 차지=이날 발표된 13개 부 차관과 국무조정실 차관 인사 2명 등 20명 중 외부인사는 교육부 차관에 발탁된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1명에 불과했다.
현재 경기도 자문대사인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 새누리당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인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 그리고 근로복지공단 비상임이사인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의 경우, 해당 부에서 공직 생활을 하던 중 ‘전직’을 했다가 ‘컴백’한 경우여서 사실상 내부 승진 인사라고 해당 부에서는 보고 있다.
깜짝 인사도 눈길을 끈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내정된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은 국가대표 사격선수 출신으로 사격 국가대표팀 감독 등을 지내며 스포츠 현장에서 40년 넘게 일해온 체육인이다.
복지부 차관에 기용된 이영찬 수석전문위원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손발을 맞춰 '박근혜표 복지공약'을 입안했던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는 무엇보다 고시 출신들이 차관직에 대거 포진한 것이 눈길을 끈다. 전체 20명 중 무려 18명이 각종 고시 출신이다.
행정고시 출신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무고시와 기술고시 출신이 각각 2명을 차지했다. 사법고시 출신은 1명이었다.
◇서울대 가장 많아… 지역 안배도 고려=이번 차관 인선을 보면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명, 경기가 1명이다. 대구ㆍ경북이 3명, 부산ㆍ경남이 3명으로 영남 출신이 6명이다. 전남과 전북은 각각 2명과 1명을 차지해 호남은 총 3명이다.
농림축산부의 경우 이동필 장관이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차관은 호남 출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부산 출신인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내정됐다.
차관 20명의 평균 나이는 55.5세다. 여성 차관은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과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등 2명이 탄생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여성 차관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중 고위직 여성공무원 비율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공약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성계의 비판도 나온다.
한편 출신 학교별로는 서울대가 전체 20명 중 절반인 10명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성균관대 출신은 2명이었다. 이밖에 연세대·광운대·경희대·서울시립대·전북대·전남대도 차관 1명씩을 배출했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내각, 국회에 두루 포진하며 ‘신흥 유력 학맥’으로 떠오른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도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과 정연만 환경부차관,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등 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