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소수 주력품목 위주의 수출 구조에서 탈피해 지역별 다양성에 입각한 무역·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제품개발, 마케팅 준비단계에서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내다보고 전략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7일 코트라에 따르면 그간 한국의 수출구조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시장 확대 전략으로 인해 품목별·지역별로 편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지금의 대기업 10대 주력 품목 (△석유제품 △반도체 △자동차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철강판 △합성수지 △컴퓨터) 위주의 수출구조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코트라 정보기획실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은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 반도체 등 일부 소수 품목에만 집중돼 있다"며 "이들의 전체 수출액이 절반 이상(51.1%)을 차지하면서 세계 선진국가들의 10대 품목 비중인 20~30%선을 크게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소수 주력품목 위주의 수출구조인 경우, 대내외 변수에 따라 총수출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균형잡힌 무역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별 다양성에 입각한 교역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또 "지역별로 한국의 10대 품목 수출 비중은 아프리카(78.21%), 대양주(72.41%), 중남미(60.91%) 등에 편중돼 있다"며 "이는 일본(37.84%), 중동(30.04%), 서남아(18.13%)와 큰 격차를 보인다"고 수출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수출구조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수출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 곳곳의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시장별 차별화된 진출전략을 갖고 문화콘텐츠 등 서비스산업, 신성장 동력산업 진출을 위한 시장 발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직접투자에 있어 중소기업의 신흥 투자유망지역을 대상으로 한 시장별 투자 진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북미 등 특정 지역의 경우 대기업의 투자비중이 높다"며 "해외 공장의 비중이 많은 대기업의 경우 수익이 나도 국내 수출지표로는 기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아시아(45.2%), 북미(23.2%), 유럽(18.2%) 3개 지역의 투자비중이 86.6%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비중은 2006년 63%, 2008년 70%, 2010년 83%로 꾸준히 증가했다.
허 팀장은 "삼성의 경우 해외에 공장이 많아 지난해 초반부터 해외생산 체제로 모바일을 생산했다"며 "그 결과 열띤 해외 판매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 분야의 지난해 수출규모는 15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규모가 몇 년째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해외공장 생산비중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 생산공장을 기반으로 둔 중소기업의 경우 해외투자가 이뤄지면 무역수지 개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략광물,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 전략적 우위 확보를 통한 중소기업의 틈새시장 진출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코트라 신흥시장팀 관계자는 "미국 EU, 일본 등 선진시장의 경우 원전 안전기술,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자동차 및 광물 등 녹색기술분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아세안, 중남미, 중동 지역 등 신흥시장의 원전·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중소기업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고 수출 저변을 확대하겠다"며 "이를 위해 코트라는 글로벌 역량 테스트, 수출 첫걸음사업, 수시모(수출을 시원하게 해결하는 모임)·수출 통로 등 수출기업 육성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