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A4 11쪽 분량의 취임사에서 정치 부분을 언급한 것은 10번째 장에 그쳤을 정도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사에서 정치개혁 부분에 많은 비중을 둔 것과는 달리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려났다.
이명박 대통령도 5년 전 취임사에서 정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의 변화를 주문했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강조해 온 정치개혁 약속은 임기 동안 국면 전환용이나 보여주기 이벤트가 아니라 ‘조용한 실천’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신뢰’라는 측면에서 확실한 정치개혁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대한민국이 나가는 새로운 길에 국민 여러분이 힘을 주시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저는 깨끗하고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겠다”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을 쌓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역대 정권에서 끊이지 않았던 측근비리·친인척 비리 등 정치권의 대표적인 부패 사슬을 근절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결국 박 대통령은 ‘깨끗·투명·유능’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정치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