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종복 기자= 경기도 파주에 있는 율곡 이이(李珥, 1536~1584) 유적지가 국가지정 문화재로 최종 승격됐다.
지난 19일 파주시에 따르면 시에서 추진해온 ‘파주 율곡이이 유적 사적승급’ 신청을 문화재청이 받아들여 사적 제525호로 지정됐다.
율곡 이이 유적지는 그동안 경기도 기념물로만 지정돼 있어 율곡 선생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국가사적으로 승격이 필요하단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승격결정을 놓고 파주시는 “1970년 자운서원 복원 이후 40여년 만에 이뤄낸 쾌거”라고 평가했다.
파주지역 시민과 지역 유림들도 이번 결정에 대해 “가슴이 다 후련해졌다”는 분위기다.
파주시는 지난 2005년에도 국가유적 승격을 추진했다가 문화재청에서 부결됐었다.
시는 사적승격의 정당성을 알리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6월에는 ‘율곡 이이의 사상과 파주 유적지 재조명’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파주시의 노력과 함께 행운도 뒤따랐다.
지난해 11월 문화재청 심의를 위한 자운서원 표본발굴조사에선 전체 면적의 단 2%만을 조사했음에도 자운서원 창건 당시 건축물의 지대석과 명문기와가 발견됐다.
또 자운서원 내 느티나무 2그루의 수령을 의뢰한 결과 각각 426년과 447년으로 조사돼 자운서원 본래 위치를 고증할 확실한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
현재 파주시 율곡리에는 후학들이 선생이 뜻을 기리기 위해 세운 자운서원(경기도 기념물 제45호)과 율곡 이이 묘(경기도 기념물 제15호)가 조성돼 있다.
또 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 묘(경기도 기념물 제14호)도 들어서 있다.
자운서원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묘역만 제외하고 헐려 묘정비만 남아 있다가 1970년 유림의 기금과 국가지원을 받아 복원됐다.
하지만 복원 당시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치지 않아 원형을 살리지 못했단 지적을 받아왔다.
파주시는 다음 달 ‘자운서원 복원을 위한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해 건립 당시의 원형대로 복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번 승격결정을 계기로 율곡 이이의 본향이 ‘파주’라는 점을 제대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증 및 복원을 통해 안동 도산서원과 영주 소수서원에 버금가는 대한민국의 대표 서원으로 자리매김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인재 파주시장은 “지난 40년간 파주시민의 염원이었던 율곡 이이 유적의 국가사적 승급신청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결정”이라며 “그동안은 강릉 오죽헌에 가려져 제 빛을 발하지 못했으나 율곡선생의 본향이 파주임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