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구체적인 상품 내용 및 약관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예약을 받는 것은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서민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았던 재형저축이 내달 6일 시장에 선보인다. 재원부족으로 1995년 폐지된 지 18년 만의 부활이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사전 예약서비스’로 재형저축 고객 선점에 나섰다. 최소 7년 이상 불입해야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이어서 장기고객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재형저축은 비과세 혜택으로 실제 금리는 4% 후반대가 예상돼 인기를 끌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재형저축 사전안내서비스’ 프로모션을 통해 지난 주부터 SMS 문자 서비스 발송 및 텔레마케팅(TM)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만 TM의 경우 민원 발생 가능성도 있는 부분이라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의 영업점 직원들도 신청 접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영업점 관계자는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이자를 받는데 유리하다”며 “고객님의 편의를 봐드리기 위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니 국민은행에서 가입해달라”고 독려했다.
외환은행도 거래 고객에게 SMS 문자 서비스를 통해 상품 출시를, 우리은행은 현재 문의를 하는 고객을 중심으로 안내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재형저축 예약 신규 판매에 들어갔다가 잠정 중단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농협은행에게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재형저축 예약판매 중단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농협은 본래 예약 및 거래신청서와 신분증 사본 등을 받은 뒤 상품이 출시되면 원하는 고객에 판매하기로 했었다.
특히 이렇다 할 신상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재형저축 판매 실적을 연말 포상 등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져 영업점들은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금융소비자들은 금융사 간 상품 특성을 비교해보지도 않은 채 가입을 결정하기도 한다.
실제 모 은행에서 사은품으로 샴푸와 칫솔 세트를 받았다는 회사원 이모씨(31·여)씨는“영업점에서‘금리는 4%대로 은행들마다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소리에 예약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객 모집에만 치중하는 것은 불완전 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상품의 금리와 서비스를 내세웠다기보다 고객 선점이 목표인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며 “한번 가입하면 7년 이상 갈아탈 수 없기 때문에 은행마다 비교한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