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은 17일 정부가 올해 항만하역요금을 3.4% 인상하려는 방침을 철회하고 동결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는 전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및 환율상승 등으로 급격히 악화된 국내 수출여건을 고려한데 따른 조치다.
이날 무협이 기획재정부 및 국토해양부에 제출한 건의서에 따르면 최근 원고·엔저 현상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어 정부의 대책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한·일 간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와 철강, IT,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항만하역료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무역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무협은 지적했다.
또 무협은 항만하역요금의 지속적인 상승 요인으로 항운노조의 높은 임금인상률을 꼽았다. 매년 인상을 거듭하고 있는 항만하역요금에 있어 항운노조 임금인상률은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최근 3년간 연평균 9.3%로 전산업 임금인상률(3.7%) 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하역요금 인상률은 지난 2010년 2.7%, 2011년 3.3%, 2012년 3.53%로 매년 꾸준히 높아졌다.
박윤환 무협 물류협력실장은 “글로벌 경제침체로 항만하역료가 동결됐던 2009년의 경우 원저·엔고로 환율여건이라도 유리했지만, 올해는 원고·엔저로 우리 수출업계가 더욱 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항만 하역료 인상 등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조치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토부는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올해 항만하역요금을 평균 3.4% 인상하는 조정안을 내달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일반 및 연안하역요금, 특수하역요금을 각각 3.2%, 3.7%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이 항만하역료가 인상될 경우, 전년도 물동량 기준으로 무역업계의 항만하역료 추가 부담액은 연간 463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