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완승을 거두며 소송전이 일단락되기를 기대했던 삼성 측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이맹희씨 측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항소기한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맹희씨는 지난해 2월 이건희 회장이 선대 회장의 차명재산을 독차지했다며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등의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맹희씨 측은 법원의 결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항소를 하기로 결심했다.
특히 법원이 판결문에서 “상속개시 또는 상속재산 분할 합의서를 작성했던 1989년 당시 차명재산과 관련한 공동상속인들 간의 분할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밝힌 데 대해 항소를 통해 다시 다퉈볼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맹희씨가 항소를 포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1심 인지대가 127억원에 달한 데다 2심으로 넘어가면 금액이 1.5배로 늘어나 자칫 항소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원고 측이 부담해야 할 인지대가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반기업 정서가 강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친형제끼리 상속재산을 두고 소송을 벌이는 것이 국민적 질타를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결국 이맹희씨가 항소키로 하면서 삼성가의 진흙탕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 관계자는 "1심 결과가 완승에 가까웠던 만큼 항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는데 의외"라며 "경제민주화에 불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안 좋은데 상속재산을 둘러싼 소송전까지 더해지는 것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