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럼 주제를 '탄력적 역동성'으로 내걸 정도로 세계 경영인들은 혁신을 부각시키며 팽팽한 혁신위기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20세기 혁신을 이끌어 온 IT 파급효과와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차가 맞서며 혁신위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퀄컴의 CEO인 폴 제이콥스는 다보스 포럼 기간 중 AP통신 인터뷰에서 '무어의 법칙'은 기껏해야 2세대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으로 인텔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용어다.
반면 시스코 CEO인 존 챔버스는 과거에는 금융기관들이 세계 경기회복을 끌어왔지만 이제는 IT가 세계 경제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마힌드라앤마인드라 회장인 아난드 마힌드라도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IT 기업들이 부흥할 것이며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포럼에서 필수적 혁신 충족 세션에서는 현재 세계가 '혁신적자'에 직면해 있는지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혁신적자는 대부분 유용한 혁신은 20세기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으며 21세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충분하지 않다는 개념이다.
이날 토론 참가자 대부분은 세계가 혁신적자에 직면해 있다는 주장에 반대하면서 성장의 원천으로서 혁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또 다보스 포럼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견해 속에서도 장기적 성장의 원천으로 기술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혁신위기에 대한 세계 각국의 우려는 최근 증가율이 하락하는 미국 노동생산성을 보면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혁명 단계별 미국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지난 1870~1900년 일어난 전기·내연기관 발명 등 산업혁명 2기 동안 미국 경제는 1891~1972년 연평균 2.3%라는 높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시현했다.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산업혁명을 3기로 구분했다. 1기는 증기기관·방적기·철도 등이 발명된 1750~1830년, 2기는 전기·내연기관·수도 등이 발명된 1870~1900년, 3기는 1960년대 컴퓨터 발명으로 시작돼 1990년 후반 인터넷으로 정점을 이룬 시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산업혁명 2기 발명품들의 효익이 감소함에 따라 1972~1996년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연간 1.38%로 반감했다. 또 1960년대 컴퓨터 발명과 함께 시작된 산업혁명 3기는 노동생산성 하락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하는 구조를 낳았다.
산업혁명 3기 중 1995년 이후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발명은 1996~2004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연 2.46%로 끌어올리며 '신경제(New Econmy)'론을 촉발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산업혁명 3기 효익이 사라지면서 2004~2012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다시 연 1.3%로 하락했으며 2010~2012년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장기전략국 관계자는 "미국 노동생산성이 해가 거듭할수록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혁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아이템을 찾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그만큼 세계 경제는 회복과 지속 성장 원천으로 혁신이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