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Vs 제재...北 밥줄 끊기나?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북한의 밥줄이 끊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평화 유지를 위한 식량지원법에 따라 대외적인 식량 원조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상원에서 발의된 2013년도 회계연도 농업법 개정안에는 식량지원법에 의거해 조성된 대외 원조기금을 북한의 식량지원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임명된 존 케리 상원의원 등이 지난해 6월 대북 식량지원 금지조항을 넣은 농업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려 했으나 처리되지 못한 것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이 대북 식량지원 금지조항은 북한에는 이 기금을 더 이상 풀지 않겠다는 것을 명문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의회가 이 개정안을 통과·발효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끊긴다. 다시 말해 미국의 농업법이 5년 한시법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2018년까지 미국 정부의 대북지원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식량 원조가 미국의 국익에 맞는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이 의회 보고 후에 법 적용의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북한의 숨통 자체를 조이진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2011년 미국 국무부가 대북 식량지원 금지규정이 행정부 권한을 제한한다는 판단 아래 이 조항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한 걸 고려하면 예외조항 규정은 미 행정부에도 부담을 덜어줄 장치로 작용될 수 있다.

손기웅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대북 식량지원 금지법 발의는 미국 자체 식량지원의 문제뿐 아니라 (중심국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미국의 결정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로부터 식량 원조의 50%가량을 지원받고 있는 북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북 식량 원조의 나머지 반을 제공하는 중국도 북한 핵실험 반대에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식량 원조를 받을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차단될 수도 있다는 부담을 갖게 됐다.

손 소장은 그러나 "이 개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될지는 북한의 핵실험 여하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며 법안이 실제 통과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을 조여오고 있지만 북한은 위협의 공세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일에도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통일부가 개성공단 등 대북 반출물품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반발했다.

민경협은 "만일 그 누가 어떤 형태로라도 공업지구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에 대한 극악한 제재로 간주하고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모든 특혜를 철회하고 그 지역을 우리의 군사지역으로 다시 만드는 등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입장은 기존에 해오던 샘플링 조사를 꼼꼼히 하겠다는 것일 뿐 당장 조사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계획은 없다"며 "북한의 핵실험 포기를 위한 상황관리에 필요한 조치에 북측이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더불어 이번 조치가 "입주기업들의 정상적인 생산활동에 불편함을 초래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