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이 중국 현지에서 우시 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을 그룹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중국이 낸드플래시 최대 소비국으로 부상하면서 현지 양산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반도체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 어려워진 만큼 추가 투자 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권 사장은 이날 황리신 공산당우시시위원회 서기 등 고위층과 면담을 갖고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등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현재 SK그룹 차원에서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추가 투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시에서의 합작 기회 확대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시 공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공산당과 시정부의 지지에 힘입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서기는 “우시 공장이 조기에 투자액 100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제일의 반도체 공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우시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65억 달러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우시 공장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 중인 이유는 중국 내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지 양산 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IT기기가 다양해지고 기기 간의 컨버전스 현상이 강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추가 투자에 나설 명분이 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21일 IT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라인 증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중국이 최대 시장인 점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반도체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데다 이미 국내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준공한 만큼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 시기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은 변동성이 커 중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청주 공장에 낸드플래시 양산 체제를 구축한 만큼 중국 투자 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최태원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은 또다른 악재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자리를 비우면서 글로벌 사업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