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38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불출마에 따라 이번 선거는 그를 대신해 선거에 나서는 김정행 대한유도회 회장 겸 용인대 총장과 앞서 출마를 선언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박상하 국제정구연맹 회장과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박 회장은 불출마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공수신퇴(功遂身退·임무를 완수했으니 몸이 떠난다)’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자신의 역할이 다했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의 불출마 배경에는 건강상의 이유와 가족의 반대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1일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평창올림픽 준비상황을 둘러보다 코뼈가 휘어 혈관을 건드리는 통에 피가 멈추지 않아 수술을 받은 뒤 입원중이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달에는 태권도의 올림픽종목 잔류를 위해 유럽에서 IOC 집행위원들을 만나고 돌아온 박회장은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결국 가족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회 한 관계자는 “가족은 고령인 박 회장의 건강을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국정감사 등에서 국회의원들이 박회장을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고는 계속 재출마를 반대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국제유도연맹(IJF) 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역임했으며 국내 체육계 인사 중 김운용 전 회장에 이어 두번째로 IOC 위원과 국제연맹(IF) 회장,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을 모두 역임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2009년 체육회장 취임 이후에 박 회장이 재임하는 동안 우리 체육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인 종합 5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회 연속 종합 2위, 또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로 종합 5위에 올라 역대 원정 올림픽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와 함께 ‘삼수’ 끝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2009년 체육회장 선거 때 “평창의 한을 풀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를 통합했고 진천선수촌과 새로운 체육회관이 될 ‘스포츠 콤플렉스’ 건립에도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