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농축산물 가격 불안, 전세가격 등 물가 상승 부추길 것"

2013-01-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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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물가 안정기조는 유지될 전망"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공급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31일 발간한 ‘물가보고서’에서 “올해 국제유가 안정, 국내총생산(GDP)갭률의 마이너스 지속에도 불구하고 농축수산물가격 및 전세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곡물가격은 생산량 감소로 재고가 줄어드는 등 수급여건이 좋지 않아 향후 기상여건이 악화되면 가격불안이 재현될 수 있다. 이를 포함한 기타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이상기후로 인한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대폭 오른 바 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국제곡물가격은 가공식품, 외식비 등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산물 역시 최근 태풍과 한파 등 이상기후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재배면적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공급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향후 가격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축산물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국제곡물가격 상승의 여파로 올해 초 사료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한편, 수입감소 등으로 재고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가격 하락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세가격은 앞으로 중소형주택 공급 증가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오름세가 소폭 둔화할 전망이다. 소득대비 전세가격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점도 오름세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한은은 “재건축 이주 및 공공기관 이전지역 등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공공요금은 전기, 상하수도, 교통요금 등 일부가 인상되고 있다. 부채 관리 및 경영합리화를 위해 일부 공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한 점을 감안, 이것이 향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공급요인의 기여도가 지난해 0.5%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물가에 영향을 주는 기타 요인으로 한은은 무상보육 및 무상급식을 꼽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대비)은 2.2%지만, 급식비와 보육비 등 제도적 요인을 제외하면 2.7%로 올라간다.

현재 정부는 만 0~2세 무상보육을 기존대로 유지하고 올해 3월부터 만 3~4세 무상보육을 전 소득계층으로 확대하기로 한 상태다. 올해 한은이 전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2.5%에서 이 영향을 제거하면, 2.8%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반면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GDP갭(잠재GDP와 실질 GDP 간 격차)률이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면서 “주요 통화지표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통화지표의 중장기 추세 역시 2011년 하반기 이후 완만히 하락하고 있어, 유동성 측면에서의 물가 압력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향후 물가경로에 대해 한은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등 상방 리스크와 수요회복 지연에 따른 기업의 가격전가 제약 등 하방리스크가 혼재돼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중립적"이라며 "최근 물가는 2011년 중후반을 정점으로 하락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규모 공급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물가 안정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새 물가안정목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2.5~3.5%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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