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현대중공업이 전력기기 분야 신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러시아 시장 선점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압차단기 공장인 ‘현대일렉트로시스템’의 준공식을 가졌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 김환구 부사장 등 경영진과 슈발로프 러시아 수석 부총리, 부다르긴 러시아 연방송전공사(FSK) 회장 등이 참석, 준공을 축하했다.
지난 2011년 9월 착공에 들어간 이 공장은 총 5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10만㎡(3만평) 부지에 110kV·500kV급 고압차단기를 연간 350대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연 매출 2억 달러 규모로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러시아 고압차단기 시장에서 거둔 매출 4000만 달러의 5배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설비를 증설해 이르면 오는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연간 500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압차단기(GIS)는 초고압의 송전 전류를 연결 및 차단하는 장치로 전력설비를 구성하는 핵심기기 중 하나다.
러시아 정부의 전력망 현대화 정책에 따라 시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러시아 고압차단기 시장 규모가 매년 10%씩 성장해 오는 2017년에는 약 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공장 준공으로 러시아 고압차단기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전력망 현대화를 위해 러시아 측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1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 기술전문대학에 전력학과를 개설, 필요한 건물과 교재, 실습 기자재를 제공하고 전문기술강좌를 운영하는 등 전력망 현대화에 필요한 우수 기술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준공식 축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앞선 기술력과 러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연해주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하나가 됐다”며 “현대일렉트로시스템은 성공적인 해외기업 투자사례이자 향후 극동지역 발전의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외에도 울산 본사와 미국, 중국, 불가리아 등에 전력기기 공장을 설립·운영하는 등 이 분야에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