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초롱 기자=서울 서초구의 청원경찰이 지난 10일 돌연사한 사건과 관련, 구청장의 부당한 징벌이 배경으로 지적되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한겨레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서초구청에서 22년을 근속한 청원경찰 A(47)씨는 당직근무를 마친 지난 10일 오전 몸에 이상을 느껴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그리고 이날 오후 3시 15분경 A씨는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A씨는 숨지기 하루 전인 9일 주간근무를 시작해 숨진 10일 오전 9시 당직까지 24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에서는 A씨의 사인을 급성 심근경색에 따른 심장성 쇼크로 진단했으며 폐부종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의 돌연사와 관련해 구청 안팎에서는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고인의 근무와 관련한 부당한 지시·명령 등에 대한 의혹이 가중되는바, 이에 대한 공무·사실관계를 규명한다”는 조사특위 결성 결의안이 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겨레는 ‘청원경찰들이 지난 2일 서울시 시무식을 마치고 돌아온 진익철 구청장의 관용차 주차 안내가 늦었다는 이유로 징벌을 받았다’는 서초구 의원들의 말을 인용했다.
당시 3명의 청원경찰은 추위를 피해 난방기가 설치된 옥외 초소에 들어가 있었는데 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것이다.
관용차에 함께 탔던 서초구 행정지원국장은 “내가 문을 잠그라고 지시했다. 총무과에 열쇠를 맡기며 교대로 초소를 이용하게끔 근무교육하라고만 했는데 실무팀에선 3일 오후 1시 넘어 초소문을 열었다고 한다”고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조사특위안을 발의한 김익태 의원(새누리당)은 “애초 지시는 ‘열흘간 폐쇄’였다는 관계자 말도 있다. 증언이 엇갈려 구청장 개입 여부와 당시 근무환경이 순직에 영향을 주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0일 서울시에는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27년 만의 추위가 찾아왔다.
최초로 초소 문이 잠겼던 3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6.5도였다.